[초점]하반기 '왕서방 효과' 시들?…중국산 증시 지지대 '균열'

입력 2014-08-12 10:55  

[ 강지연 기자 ] 국내 증시를 떠받치던 중국 경제지표에 균열이 가고 있다. 지난 주 발표된 7월 수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잇따라 부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수출은 대폭 늘었지만 수입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중국 서프라이즈 인덱스가 하락 반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끈 주요인 중 하나는 중국 경기지표 호조다. 6월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등 중국 실물지표들이 반등하면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의 부양정책도 투자심리 호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증시에 다시 '중국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 5일 중국 서비스업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발표로 아시아 주요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7월 수출 지표가 15개월래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중국의 7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5% 증가했다. 4개월 연속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인 7.0%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선진국 수출 호조와 정책 당국의 수출지원책으로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수입은 1.6% 역신장, 1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중국 수입"이라며 "중국의 한국 수입 증가율에서 중국 대외 수출 증가율을 뺀 수치는 7월 현재 마이너스 15%포인트로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중국이 수출을 늘려도 한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중국 수출 개선에 따른 한국의 수출 개선 효과이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매크로 서프라이즈 인덱스의 하락 반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 매크로 서프라이즈 지수는 지난 5월 저점으로 추락한 후 3개월간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 8일에는 3년래 최고 수준인 47.8을 기록했다. 해당 지수가 직전 고점 부근까지 뛰어오르면서 상승 모멘텀이 점차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매크로 서프라이즈 인덱스의 패턴으로 보면, 중국발 모멘텀은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시장 안정이 한국에 큰 도움을 줬음을 감안하면, 향후 중국 모멘텀 둔화는 한국에 딜레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중국 대도시 주택가격은 구매제한 완화에도 불구하고 3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또 베이징에서는 토지 입찰이 3년래 처음으로 무산됐다.

곽 연구원도 "한국 증시는 중국의 경기개선 기대감 등으로 버텨왔지만 최근 이 요인이 약화되고 있다"며 "중국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는 고점에서 반락한 경험이 많아 추가 상승보단 하락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지지표 부진으로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으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지난 7월 중국 물가상승률이 정부 목표치인 3.5% 하회하자 정부의 추가 부양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부진한 1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한 이후 철도 투자와 대출 규제 완화 등 미니 부양책을 발표한 바 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이번 부진한 물가상승률은 정부의 미니 부양책이 충분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발표된 부진한 물가상승률은 빠른 시일 내에 정책 입안자로 하여금 추가 정부 부양책을 시행할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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