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부모마음 짓밟으면 지위고하 막론 문책"

입력 2014-08-13 17:01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올해 군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사고를 보면서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에서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동부 전선 GOP(일반전초) 총기사고와 뒤늦게 밝혀진 윤일병 사건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 사건으로 군 선임병이 직위를 이용해 부하를 괴롭히고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근본적 의식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모두가 전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할 전우이자 부모들이 애간장을 태우며 무사하기를 바라는 소중한 자식"이라며 "이런 부모 마음을 짓밟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 이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지난달 16일에 이어 한달도 안돼 이날 다시 전군 주요지휘관을 소집한 것은 충격적인 윤일병 폭행 사망 사건 등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군내 반인권적 병영문화의 근절 등 적폐 해소를 주문하기 위한 '군기잡기'의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어 박 대통령은 "최근 잇따라 터진 군부대 사건으로 자녀를 군에 보낸 부모와 가족의 군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그 불신을 신뢰와 믿음으로 바꿀 무거운 책임이 군 지휘관에게 있다는 것을 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 수뇌부는 이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모든 역량과 노력을 투입해 하루빨리 새로운 병영문화를 만들어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제를 군에 보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젊은이들이 자랑스러운 국방의무를 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은 지휘관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사명이자 책임"이라며 "나라를 위해 병역의 의무를 택한 젊은이 가슴에 피멍이 들지않고 용기와 사기가 꺾이지 않도록 할 의무가 여러분에게 있다.

이순신 장군이 적과의 전투에서 맨 앞에 선두에 서서 부하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듯 여러분도 그런 지휘관이 돼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뿌리깊은 적폐를 국가혁신, 국방혁신 차원에서 바로잡아야 한다"며 "앞으로 군은 개방적인 태도로 사회와 연계해 병영문화 혁신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시대 변화에 대한 추세와 장병의식 등을 종합검토해 새 병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장병 개개인의 인권이 보장되고 인격이 존중받을 때 병사들 마음에서 자부심과 능동성이 생겨나고 군도 하나로 뭉쳐 강한 전투력을 가질 수 있음을 명심하고 무엇보다 병영문화 혁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입대한 청년들이 사회와 단절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회와 서신교류, 외출, 외박, 휴가제도 등의 개선방법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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