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號 코레일, 상여금·복지 '수술'

임금동결…경조사비·휴가일수 등 방만경영 개선 합의
39차례 교섭 끝에 타결…안전분야 투자 확대키로


[ 백승현 기자 ]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철도노조가 임금 동결과 방만경영 정상화에 합의했다. 직원 2만7000여명의 대표적 공기업인 코레일이 경영 정상화에 합의함에 따라 다른 공기업 경영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노사는 임금 동결과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과 관련한 방만경영 개선 25개 항목 개선안에 지난 14일 전격 합의했다. 철도노조는 17일 확대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18일 오전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최연혜 사장과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임금협약 체결식을 한다.

우선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지난해부터 팽팽하게 대립해온 임금 문제에 대해 동결하기로 했다. 또 각종 상여나 복지제도도 과도한 부분을 대폭 축소한다. 산재로 인한 휴업이나 질병 휴직 시 법정 기본급(70%)만 지급한다. 그동안 평균 임금과의 차액 30%를 지원해왔던 것을 폐지한 것이다. 경조사비의 경우 본인 사망 시 지급하던 경조비를 10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배우자나 자녀 사망 시 경조비도 5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각각 낮췄다. 직원 가족이 암 등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가 500만원 이상 나올 경우 300만원을 지원하던 제도도 폐지된다.

업무상 질병으로 4년까지 휴직할 수 있었던 것을 3년으로 조정했다. 업무 외 질병휴직의 경우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다. 휴가제도는 일반 공무원과 같은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생리휴가 등 모성보호휴가는 공무원과 같이 무급으로 조정됐고, 유·사산 휴가도 공무원 수준으로 조정된다. 중학교 학비지원 조항이 폐지되고, 비위행위자는 퇴직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새로 마련하기로 했다. 법정퇴직금 외에 추가로 지급하는 특별공로금도 없어진다. 안전에 대한 투자는 늘리기로 했다. 코레일 노사는 운전 분야 안전협의체를 구성해 9월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노사는 경영현안 해결을 위해 39차례에 걸쳐 교섭 및 노사간담회를 열었다”며 “노조 집행부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공기업 최초로 평균 임금 산정 기준을 마련키로 하는 등 노사 간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뚝심으로 밀어붙여 노조의 양보를 얻어낸 최 사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노조가 상당 부분 양보한 측면이 있다”며 “경영 정상화는 노사관계의 문제가 아니라며, 직원 설득을 위해 공식 간담회 외에 노조위원장과 단독으로 만나는 등 노력을 기울인 최 사장의 역할도 컸다”고 전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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