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비중 큰 남부발전 등
단가 싼 원자력에 밀려
발전기 가동기회 못 얻어
[ 김재후 기자 ]
화력발전사들이 요즘 울상이다. 지난해 여름엔 원자력발전소 3기의 가동 중단에다 무더위가 겹쳐 사상 최악의 전력수급난이 발생하면서 전력 판매 실적이 급증했다. 반면 올여름은 지난해보다 평균 기온이 1~2도 낮은 데다 정상적인 원전 가동 등 전력공급 사정도 넉넉하다. 그만큼 화력발전사들의 전력 판매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좋지 못하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중이 높은 화력발전사일수록 타격이 크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한국남부발전 남동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등 한국전력의 화력발전 5개 자회사의 지난 1~8일 LNG 발전기 이용률은 27%에 불과했다. 지난해 8월 전체 이용률 67.6%와 비교하면 반토막 아래로 폭삭 주저앉은 것이다. 지난 7월 이용률도 45.7%로 지난해 7월(69.8%)보다 뚝 떨어졌다.
민간 발전사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8월 77.7%에 달했던 SK E&S, GS EPS, 포스코에너지 등의 지난 1~8일 LNG 발전기 이용률은 50.3%에 그쳤다. 7월 이용률도 60%로 1년 전(71.7%)에 비해 낮았다.
화력발전사들은 발전연료로 석유나 석탄, LNG를 사용한다. 이 중 LNG 발전기는 전력수급난이 심할 때 주로 가동한다. LNG는 발전단가가 비싸긴 하지만 단시간에 발전기를 돌려 전력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공기업 중에서는 남부발전의 LNG 발전 비중이 53.9%(설비용량 기준)로 높다. SK E&S, GS EPS, 포스코에너지 등 민간 발전사의 LNG 발전 비중은 평균 94%에 이른다.
한전과 전력거래소는 통상 발전단가가 ㎾h당 4.88원으로 가장 싼 원전에서 먼저 전기를 구입해 일반가정과 기업 등 소비자들에게 공급한다. ㎾h당 142.87원으로 가장 비싼 LNG 발전소가 생산한 전기 구입은 가장 후순위로 배정된다. 지난해 원전 3기가 가동 중단되고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전력이 급격히 부족해지자 LNG 발전 비중이 높은 이들 발전사도 LNG 발전기를 완전 가동해 상당한 전력 판매실적을 올렸다.
올여름은 딴판이다. LNG 발전기를 돌릴 기회가 거의 없었다. 지난해 불량 부품 탓에 가동 중단됐던 원전 3기가 정상 가동되고 전반적인 발전소 증설(9기)로 지난해 여름보다 전력 공급량이 650만㎾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여름엔 무더위 기간도 길지 않아 전력수요가 지난해보다 적었다.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평균 기온은 25.7도였다. 지난해 8월 평균 기온(27.3도)보다 낮았다.
올여름 넉넉한 전력사정은 높은 전력예비율이 잘 말해준다. 최대 전력수요 시기로 예상했던 지난주(10~16일)에 하루 중 전력 사용이 가장 많은 피크타임 기준의 전력예비율은 19.1~50.6%였다. 전력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아 여유가 있었다는 의미다. 전력예비율이 한때 마이너스를 예고했던 지난해 8월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한 화력발전사 경영전략실 관계자는 “지난해 LNG 발전기 가동이 많아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전력수급 상황이 좋아 LNG 발전기 이용이 적은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1조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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