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커피 세 캔 마시면 하루 당섭취량 훌쩍
케이크·초콜릿 등 자주 먹으면
호르몬 불균형·장에도 안 좋아
빠르게 걷기·스트레칭 피로 해소해야
[ 이준혁 기자 ]
달콤한 케이크나 초콜릿 같은 디저트는 스트레스와 피로를 단숨에 잊게 해주는 특효약이다. 하지만 피곤할 때 습관적으로 단 음식을 찾는다면 오히려 만성피로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동환 고도일병원 만성피로센터 원장은 “단 음식은 저혈당에 의한 일시적인 피로감을 해소해 줄 수는 있지만 피곤할 때마다 단 음식으로 피로감을 해소하려 하면 호르몬 불균형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음식, 장 기능에 악영향
흔히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로할 때 사람들은 달콤한 음식을 떠올린다. 뇌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뇌가 혹사당하거나 피로할 때 몸은 단 음식을 원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설탕이 듬뿍 든 음식을 먹으면 혈중 포도당이 빠르게 올라가면서 일시적으로 피로도 풀리고 뇌도 안정감을 되찾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습관적으로 단 음식을 찾는 것은 건강에 해롭다.
당이 높은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 인슐린이 다량 분비돼 혈당을 낮춘다. 이럴 경우 일시적인 저혈당이 발생해 또다시 단 음식을 찾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과적으로 혈당의 급격한 변화는 우리 몸의 호르몬 분비를 비정상적으로 만들어 만성피로를 유발하거나 부신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지나친 설탕 섭취는 호르몬 분비 외에 장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장은 인체의 가장 큰 면역기관이자 독성물질을 걸러내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곳이다. 그런데 설탕을 많이 먹으면 장내 세균 증식이 활발해져 정상적인 장의 기능을 해치고 장 점막까지 손상시킨다. 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장내 독소들이 그대로 쌓여 만성피로를 유발한다.
이 원장은 “장 기능이 떨어지면 면역 기능에도 문제를 일으켜 질병에 쉽게 걸리고 세포와 조직을 병들게 하는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세포의 기능을 약하게 만들고 세포의 노화를 촉진시킨다”고 말했다.
하루 당 섭취량 50g 넘지 않아야
특히 커피나 주스 같은 음료는 의외로 설탕이 많이 들어 있다. 캔커피 한 캔에 들어 있는 설탕은 20g 정도로 하루 세 캔만 마셔도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당 섭취량인 50g을 뛰어넘는다. 과일주스의 경우 콜라보다도 당분 함량이 높다. 콜라 한 캔에는 23g의 당분이 들어 있는데 일부 과일주스의 경우 200mL짜리 한 병의 당 함량이 30g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음료를 선택할 때는 제품의 영양성분표를 잘 확인하고 골라야 한다.
그렇다면 피로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운동은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시켜 스트레스를 덜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특히 리듬감 있는 운동은 뇌 자극에도 도움이 되므로 햇볕을 쬐며 빠르게 걷는 정도로 산책하면 좋다. 만약 늦은 밤이라 산책하기 어렵다면 실내에서 10~20분간 스트레칭을 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간식을 포기할 수 없다면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과일을 택한다. 비교적 혈당지수가 낮은 토마토나 사과, 배 등을 먹는다. 귤은 사과나 배보다는 당 지수가 약간 높기 때문에 너무 많이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세로토닌의 분비를 활성화시키는 비타민B가 풍부한 두부나 두유 같은 콩 제품도 좋다.
도움말=이동환 고도일병원 만성피로센터 원장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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