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獨 기업 인수해 유럽 진출 방안도 고려해야"
[ 안재광 기자 ]
“해외로 나가려는 기업은 시장조사 차원을 넘어 제품을 팔고자 하는 상대를 깊이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변대규 휴맥스 사장)
“독일 히든챔피언 기업을 인수해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라.”(전요섭 INKE 의장)
벤처기업협회, 여성벤처협회가 주최한 ‘2014 벤처썸머포럼’이 지난 23일 폐막됐다. 마지막 날 해외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국내 벤처기업 경영자들은 토크 콘서트를 통해 후배들에게 성공 노하우를 전수했다. 변 사장, 정준 쏠리드 총괄사장, 남민우 벤처기업협회 회장(다산네트웍스 회장), 한국인 벤처사업가들의 모임인 전요섭 세계한인벤처네트워크(INKE) 의장 등이 함께했다.
◆“그들을 이해하라”
셋톱박스 제조기업 휴맥스를 매출 1조원대 중견기업으로 키워낸 변 사장은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지만 지금도 해외시장 개척은 쉽지 않다”며 “특정한 고객사를 이해하는 데 최소 1~2년, 길게는 3년까지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을 이해하는 수준에 도달해야 그들이 원하는 게 뭔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B2B(기업 간) 사업을 하는 회사는 제품의 품질력은 물론 고객사에 대한 철저한 분석 여부가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얘기였다.
미국 버라이존과 스프린트, 일본의 KDDI 등 해외 대형 통신사들에 통신장비를 납품하고 있는 정 사장은 “해외시장은 우물을 파는 것과 비슷해 한 삽만 더 파면 물이 나오는데 이걸 참지 못하는 기업이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인내와 시간, 그리고 자금력을 고려해 해외진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정 사장은 조언했다. 정 사장은 이어 “벤처기업이 개별적으로 해외시장을 조사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투자 경험이 많은 벤처캐피털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맞춤형 제품이 곧 차별화 전략
네트워크 장비를 수출하는 남 회장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생산할 수 없는 맞춤형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벤처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다산네트웍스는 이 전략으로 일본, 대만, 베트남, 인도 등의 주요 통신사업자들과 거래를 성사시켰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하면서 INKE를 이끌고 있는 전 의장은 “최근 영국에서 900억원 규모의 LED 조명 교체사업을 수주했는데 해외에서 수십년간 거주하면서 쌓은 네트워크가 도움이 됐다”며 “현지에서 사업하는 동포들과 연계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 히든챔피언 가운데 경영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매물로 나온 곳이 상당수 있는데 한국 벤처기업들이 인수에 적극 나서서 유럽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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