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희은 기자 ]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외치며 40여일간 단식투쟁을 하다 병원에 입원한 일명 ‘유민아빠’ 김영오 씨(47·사진)를 두고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뜨겁다. 김씨가 11년 전 이혼하고 자녀 양육에 소홀했던 점, 민주노총 산하의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이었던 점 등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김씨의 단식투쟁에 금전적·정치적 목적이 있는 게 아닌지를 두고 누리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24일 김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금속노조 조합원이었던 것은 맞지만 단지 억울하게 죽은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 싸우고 있는 것”이라며 “2003년 이혼 후 자녀의 양육비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고, 아이를 제대로 만나지 못해 마음이 아파 투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 김유민 양(17)의 아버지인 김씨는 지난달 14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김씨의 단식투쟁이 정치권에 미친 영향도 적지 않았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9일 김씨와 함께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23일 새정치연합 측은 부대변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이라도 단식 끝에 병원으로 실려간 유민아빠를 찾아 병문안하라”고 촉구했다.
논란은 23일 유민양의 외삼촌인 윤도원 씨가 인터넷을 통해 김씨가 자녀 양육에 소홀했던 점을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윤씨는 한 인터넷 기사의 댓글로 “이혼 후 10년 동안 아내 혼자 아이 둘을 키우게 둔 사람이 갑자기 이러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김씨는 1년에 한두 번밖에 아이들을 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김씨가 금속노조 충남지부 조합원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인터넷상에서는 ‘김씨가 정치적 혹은 금전적 취지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특히 “김씨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단식투쟁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의구심을 제기하는 누리꾼이 적지 않았다.
SNS 글을 통해 김씨에 대한 불만을 직접 표출한 유명인사도 있었다. 뮤지컬 배우 이산 씨는 24일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김씨는 ‘단식하다가 죽는 것’이 본인이 정치적 프로파간다(선전)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독설을 내뱉었다.
김씨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했다. 김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이가 사망한 후 보험사에서 1억원의 보험금이 나왔지만, 한 푼도 받지 않고 모두 아내에게 양보했다”며 “그저 유민이가 왜 죽었는지를 알고 싶어 투쟁하는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게시글이 올라오자마자 김씨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 등 누리꾼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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