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금융부실 뇌관' 떠오른 PEF 대출

입력 2014-08-25 21:58   수정 2014-08-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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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10조 규모…당국, 은행권 조사 착수
인수 기업 매각 지연으로 대출 회수 '비상'



[ 고경봉 기자 ] 마켓인사이트 8월25일 오전 5시11분

금융당국이 은행의 사모펀드(PEF) 인수금융(대출)에 대해 전수 조사에 나섰다. PEF 등이 기업을 인수할 때 빌리는 인수금융 규모가 급증한 데다 보고펀드의 LG실트론 인수금융 디폴트(채무 불이행) 이후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와 같은 금융권의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PEF의 특수목적법인(SPC)에 내준 대출과 액수를 조사했다. 또 기업 인수를 위해 PEF 운용사가 세운 SPC 관리감독 강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PEF 운용사들은 기업을 인수할 때 SPC를 설립한 뒤 이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인수금융으로 제공한 대출은 3조원 안팎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여기에는 증권사들이 빌려준 인수금융과 은행이 보험사 연기금 등으로 넘긴(재매각) 물량이 빠져 있다. 최근 PEF의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은행이 빌려준 인수금융 규모도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 은행 인수금융 관계자는 “금융권 전체 인수금융 규모는 10조원 안팎으로 매년 2조~3조원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수금융을 위한 대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융사의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만기 5년 기준 연 6.5% 안팎이던 대출금리는 최근 연 4%대까지 하락했다. LG실트론처럼 PEF가 투자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거나 매각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인수금융 디폴트’가 일어나 금융회사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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