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 24] 카피캣 그리고 '개량된 복제 고양이'

입력 2014-08-26 00:32   수정 2014-08-26 00:49

<p>게임톡 연재 '인디 정신이 미래다' 24. 양순호 '개량된 복제 고양이'

남쪽바람은 한국에서 독립 오락을 개발하고 있는 1인 개발사다. 인디 게임은 한글로 '독립 오락'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필자가 말하는 독립 게임은 '당신이 머릿속에서 모든 이야기의 뼈대를 잡고, 그것을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다. 타인의 생각이나, 수많은 투자자나 후원자의 이야기가 살을 덧붙일 수 있다. 그렇지만 독립 오락 개발자는 스스로가 잡아둔 '뼈대'는 절대로 바뀌지 않아야 한다.

비록 외형은 많이 달라졌으나, 본질적으로 처음에 기획한 게임의 절대적인 뼈대를 언제나, 어디에서나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생각한 게임 플레이어 두 명이 나와서 서로가 공을 주고받는 테니스를 하는 거야'라며 뼈대를 잡았다면, 이들이 플레이어가 흔하게 알고 있는 스포츠인 '테니스'의 범주 안에서 테니스를 할 수 있게 표현하면 된다.

▲ 독립게임사 남쪽바람. 지금은 자전거 컨셉의 런게임을 준비중.
필자는 첫 연재에서 '마인크래프트'의 출발을 상기하고, 카피캣과 '어나더 카피캣'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어나더 캐피캣, 풀어 말하자면 개량된 복제 고양이다. 즉, 기존 게임의 뼈대는 같으나 또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필자의 게임 '도트 히어로스 시즌' 이야기를 말하려 한다.

■ 독립오락 '마인크래프트'의 경우 출발점을 기억하라

▲ MOJANG AB의 마인크래프트.
독립 오락으로서 잘 만든 게임은 모장에서 개발한 오픈 월드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들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의 출발은 '어떻게 하면 플레이어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을까?'에서 비롯되었다.</p> <p>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낸다면 게임을 만들고 출시만 하면 끝인가라는 점이다?</p> <p>혼자서 게임을 만드는 걸 좋아한다면 혼자 즐기면 된다. 하지만, 나와 다른 남들도 같이 좋아해주길 바란다면 남들도 좋아할 수 있을 만한 요소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좋아할 수 있는 요소를 즐기며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하는 장소가 필요하다.

개발자는 게임을 만들었으면 재미있게 플레이할 플레이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계속해서 만들고 유지보수를 해줘야 한다.

대부분의 게임 개발자나 게임 개발자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단순히 '게임을 만들고 완성하는 것'에만 그치고 있다. 게임을 만들고 완성하는 건 당연히 해야 한다. 지금의 세상은 만들고 완성된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는 플레이어를 위하여 '서비스'해야 한다.

서비스까지 된 몇몇 게임들을 보면 이 점을 놓치고 있다. 플레이어가 몇 없어서? 개발력이 부족해서? 차기작을 준비하느라 신경을 못써서? 적어도, 자신이 만든 게임을 서비스했으면 유지 보수에 더욱이 신경 써서 '재미'와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마인크래프트'는 기존의 '채광' '야생' '살아남기'를 놀거리로 제공했다. 지금은 게임 안에서 작은 컴퓨터를 만들어 문자를 출력할 수 있을 정도로 유지보수를 하며 서비스하고 있다.

무엇이든 좋다. 당신이 머릿속에서 상상할 수 있는 뼈대가 잡힌 이야기를 게임으로 구현할 수 있다면 된다. 기존에 알려져 있는 장르를 통하여 만들어도 되고 알려져 있지 않은 장르와 방법을 통해 표현할 수 있으면 된다.

예를 들어 이야기하자면 'OUT OF INDEX'라는 '실험 오락 행사'가 있다. 지난 7월 열린 이 행사에 출품된 작품의 영상을 보면서 '정말 세상에는 생각지도 못한, 자신만의 뼈대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 많구나'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산의 모습이 바뀌는 장면을 바라보기만 하고, 플레이어는 키보드를 이용한 배경음악 플레이만 있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마우스의 휠 버튼만 가지고 플레이 하는 게임도 있었다.

▲ 아웃오브인덱스. 실험 오락 행사
■ 카피캣과 어나더 캐피캣 '개량된 복제 고양이'</p> <p>카피캣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카피캣은 잘 나가는 제품을 그대로 따라한 제품을 가리킨 것이다. 그림으로 비유하면 '표절'이다. 하지만 카피캣이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p> <p>'어나더 카피캣', 풀어 말하자면 개량된 복제 고양이다. 즉, 기존 게임의 뼈대는 같으나 또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려 한다.</p> <p>현재 구글 플레이에 서비스 중인 '도트 히어로스 시즌'는 고전게임 스네이크와 똑같다. 게임의 기본적인 규칙은 머리를 움직이며 다른 머리를 먹고 꼬리를 늘려간다. 하지만 진행방식이나 또 다른 규칙을 추가하여 두 단계 더 깊이 들어갔다. 기존의 이동방식은 상하좌우만 있으나 '도트 히어로스 시즌'은 대각선 이동. 그리고 색이 바뀌는 머리를 모아 꼬리를 이어간다는 차이점이 있다.</p> <p>
▲ 구글플레이 '도트 히어로스'
PONG
'도트 히어로스 시즌'은 지난 6월, 스킬트리랩에서 진행한 부트캠프에서 '최고의 열정상'을 수상했다. 놀랍게도 이날 처음 본 사람들끼리 서로가 만들고 싶어하는 '고전게임', '도트이미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팀을 맺어 48시간 만에 구글 플레이에 서비스라는 목표를 성공했다. 지금은 게임을 업데이트하여 서비스 중이다. 위에서 말한, 플레이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에 대해 계속 유지보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p> <p>한경닷컴 게임톡 양순호 객원기자 mdsouthwind@gmail.com

■남쪽바람 양순호는?
독립 오락 개발사 '남쪽바람'의 그랜드마스터(GrandMaster)이자 최근 인디게임을 개발하여 서비스하기 시작한 대표다.</p> <p>스킬트리랩 부트캠프 '최고의 열정상' 수상작 '도트 히어로즈'를 개발했다. 앞으로 개발할 게임을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서비스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p> <p>인생 첫 게임 '단군의 땅', 온라인게임 '던전 앤 파이터' 운영팀, 피처폰 포팅, 스마트폰 게임 디자인, 스마트폰 퍼블리싱, 운영, 테스트, 마케팅 등 다양한 일을 해오다 독립 오락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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