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율촌, 법인세 소송 가장 많이 몰려…화우·세종은 승소율 75% 넘어

입력 2014-08-26 21:16   수정 2014-08-27 05:02

10대로펌, 올 84건 소송 수행
49건 이겨 승률 60% 육박

"정부의 무리한 세수확보 증거"



[ 배석준 기자 ]
지난해 1월부터 올 7월까지 법인세 부과를 둘러싼 소송에서 국세청이 패소(서울행정법원 판결 기준)한 액수가 3194억5200만원에 달했다. 기업 측이 총 124건 중 65건(52.4%)을 이겼다. 법인세 관련 소송을 가장 많이 수임한 법무법인(로펌)은 율촌으로 조사됐다. 승소율은 화우 세종 율촌 광장 등이 60% 이상으로 높았다.

한국경제신문이 작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서울행정법원에서 선고된 법인세 관련 판결 총 124건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율촌 법인세 소송 수임서 압도적 1위

10대 대형로펌이 총 84건(67.7%)의 법인세 소송을 수행했다. 율촌은 총 31건의 법인세 소송을 맡아 19건에서 이겼다.

율촌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를 대리해 고정사업장 과세와 원천징수 경정청구 2개 소송에서 이겼다. 율촌은 또 카지노를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삼성세무서를 상대로 한 6억1600만원의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과 화약·군수사업 등을 하는 (주)한화가 인천공장을 울산과 충북 보은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세무서와 벌인 다툼에서도 한화에 승리를 안겨줬다.

김앤장은 16건을 수임해 7건(43.8%)에서 승소했다.

태평양은 12건을 수임해 8건, 화우는 6건 중 5건을 각각 이겼다. 광장은 5건을 맡아 3건, 세종은 4건 중 3건, 동인은 3건 중 2건에서 승소했다.

법조계에선 법인세 관련 소송에서 납세자의 승소율이 50%를 넘었다는 것에 ‘놀랍다’는 반응이다. 증여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전체 세금 관련 소송에서 개인, 기업 등 납세자가 이기는 비율은 평균 15% 수준이다.

로펌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과세당국이 세무조사를 확대하는 등 기업에 무리하게 과세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법인세 소송 96.8% “세금 깎아 달라”

법인세 소송의 대다수는 기업에 부과된 법인세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이다. 주로 기업이 적게 낸 세금을 국세청이 찾아내 추가로 부과하면 기업은 이에 불복해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식이다. 전체 124건 중 120건이 이런 형태였다.

나머지 4건은 법인세 경정 거부처분 취소소송이다. 신고납세 방식을 취하는 법인세 특성상 기업이 세금을 많이 냈다고 판단, 세금을 깎아 줄 것을 요구하고 국세청이 이를 거부하면 소송을 제기한다.

서울행정법원의 한 판사는 “대표자 인정상여 소득처분도 다툼이 많다”고 전했다. 장부와 다르게 돈이 빠져나간 정황이 나타나는 경우, 매출이 발생했는데 장부에 기록을 안한 경우 국세청은 이 돈이 어디로 갔는지 파악하게 된다. 그런데 용처를 알 수 없는 경우 기업 대표자에게 갔다고 추정해 세금을 부과하는데 이를 ‘대표자 인정상여 소득처분’이라고 한다.

이 경우 대표자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입증해야 한다. 실제 돈이 간 곳을 밝히거나 자신은 등기부상 대표일 뿐이고 실제 대표는 따로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방법이다.

크레아종합건설 대표로 법인등기가 돼 있던 A씨는 실질적인 대표가 따로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해 약 4억원의 과세소송에서 이겼다.

또 회사의 대표이사나 오너가 회사와 거래하면서 소유 부동산이나 주식을 시가보다 회사에 비싸게 팔거나 회사 소유 물건을 시가보다 싸게 사는 경우에도 법인세 다툼이 벌어진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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