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안타 치는 퀀트펀드, 금리+α 수익 원하는 투자자에 딱"

입력 2014-09-01 07:01  

고수에게 듣는다 - 한진규 유리자산운용 퀀트운용본부장

계량분석으로 기계적 매매…액티브·인덱스펀드 중간 성격
시장 급변동 땐 수익률 저조할 수도…1000억 미만 펀드 고르는게 적당



[ 안상미 기자 ] “계량분석을 통해 주식 매매를 결정하는 퀀트펀드는 야구에 비유할 때 홈런을 칠 수 있는 상품은 아닙니다. 다만 안타를 많이 치는 전략으로 꾸준히 수익을 쌓아가는 상품이죠.”

한진규 유리자산운용 퀀트운용본부장(전무·사진)은 29일 인터뷰에서 퀀트펀드의 특징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가 운용 중인 퀀트펀드 ‘유리트리플알파펀드’는 올 들어 5.14%(28일·A1클래스 기준)의 수익을 내면서 해당 펀드 유형 중 상위권에 올라 있다. 펀드 자산의 70%가량을 채권으로 담아 이자수익을 확보하는 동시에 계량분석(퀀트전략) 기반의 공모주 투자, 롱쇼트전략(저평가 종목을 사고, 고평가 종목을 파는 매매), 이벤트 전략 등으로 추가 수익을 내는 주식혼합형펀드다. 한 전무는 국내 퀀트 부문에서만 20년 운용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이다.

▷퀀트펀드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퀀트펀드는 과거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설계한 조건에 따라 기계적으로 운용한다. 따라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수익을 낸다. 펀드매니저 판단에 따라 운용되는 액티브펀드와 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인덱스펀드의 중간 정도 성격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일반펀드인 액티브펀드는 매니저가 일부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단기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이에 비해 퀀트펀드는 사전에 정해진 조건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수익률의 변동폭을 줄이면서 ‘플러스 알파’ 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이 다르다.”

▷롱쇼트펀드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데.

“롱쇼트펀드들은 일반적으로 개별 종목의 내재가치를 분석해 롱쇼트 매매를 하거나 지수 선물을 활용해 지수 롱쇼트 전략을 쓴다. 하지만 ‘유리트리플알파’에서 구사하는 롱쇼트 전략은 계량분석을 통해 상관관계가 높은 종목 간 페어트레이딩 전략을 쓴다. 보통주와 우선주 간 괴리가 있을 경우나 기업분할시 관련 종목들의 밸류에이션 차이가 발생할 때를 노려 롱쇼트 매매로 수익을 낸다. 다른 롱쇼트펀드에 비해 수익률 변동성이 작아 올 들어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이벤트 전략은 어떻게 활용하는가.

“기업의 블록딜(대량 매매), 인수합병, 코스피200 등 지수의 종목 변경, 자사주 매입 등 각종 이벤트가 발생할 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주가 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올 하반기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한 이벤트들이 많을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될 때 대주주 지분 관계를 따져보고 관련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을 분석한 뒤 싼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다.”

▷퀀트펀드의 약점이 있다면.

“개별 종목의 밸류에이션 분석을 토대로 매매 시스템이 짜여진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성과가 좋지만 시장에 일시적으로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생겨 충격이 발생하면 괴리현상이 나타나 수익률이 저조할 수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 등 일부 화장품주가 급상승했는데 계량분석 모델에서는 높은 밸류에이션 때문에 담지 못할 것이다. 또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은 매우 싸서 비중을 높였을 경우 성과가 좋지 않았을 것이다.”

▷하반기 시장은 어떻게 내다보나.

“지금 코스피지수는 막연한 기대감에 상승했다고 본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가 다소 희망적이지만 실적 추정치를 볼 때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쉽게 뚫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외국인 수급이 받쳐주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이머징마켓 자금 유입 상황을 볼 때 선진국 자금과 괴리가 많이 메워진 상태라 추가 유입은 쉽게 전망하기 어렵다. 시중은행 실질금리가 2%에도 못 미치는 저금리 국면에서 안정적으로 ‘금리+알파’를 낼 수 있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본다.”

▷관심을 가져볼 금융상품을 꼽는다면.

“장기적으로는 보수가 저렴한 인덱스펀드에 관심을 둘 만하다. 또 옵션을 매도해 수익률 급락을 막는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도 지수 대비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특정유형의 펀드에 자금이 쏠리면 투자 기회가 적어지는 것은 물론 매매 비용도 커지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로 분산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이에 따라 상관관계가 적은 세 가지 전략으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유리트리플알파를 출시했다.”

▷퀀트펀드를 선별하는 요령이 있다면.

“퀀트펀드는 액티브펀드처럼 갑자기 수익이 상승하는 일은 없다. 원금손실 가능성을 줄이고 ‘금리+알파’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장기 성과를 보유한 펀드를 고르고, 펀드 크기는 50억~1000억원이 적당하다. 1조원이 넘어가는 펀드는 인덱스펀드와 차별화된 운용을 기대하기 힘들다. 유리트리플알파도 연 7% 내외 수익을 목표로 운용 중이며, 1000억~2000억원에서는 추가자금을 받지 않을 방침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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