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논리 배제하고 기업을 자산으로 보는 세대, 성숙화단계 목전"
이 기사는 09월01일(11:1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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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연간 기업 인수·합병(M&A) 거래규모는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10%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5% 수준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의 M&A 거래규모도 중장기적으로 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겁니다." (최동석 대표)
"1세대 기업인들이 기업을 자식처럼 생각하고 팔기를 주저했다면 2~3세대 경영인들은 기업을 자산으로 생각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면 과감하게 M&A에 나서기 때문입니다." (정형진 대표)
![](http://www.hankyung.com/photo/201409/201409029530u_01.9037473.1.jpg)
최 대표는 "전체 시가총액의 3%에 불과했던 한국의 M&A 거래규모가 최근 몇년새 5% 수준까지 늘었다"며 "중장기적으로 미국과 유럽의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0~2013년 국내 M&A 거래규모(발표기준)는 코스피지수 상장종목 전체 시가총액의 4.4~6.3%였다. 올 상반기 동안엔 425억달러의 M&A가 성사되며 이미 3.6%에 달한다. 현재 1조1832억달러인 코스피 시총을 감안하면 매년 1000억원 이상의 M&A가 국내에서 일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한국 M&A 시장의 성장세를 두 대표는 'M&A의 패러다임이 감정논리와 자본논리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대표는 "피땀흘려 일군 계열사의 매각을 금기시하고 인수에만 관심이 있었던 1세대 경영인들과 달리 기업에 대한 감정논리를 배제한 2~3세대 경영인들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 알짜기업이라도 과감하게 매각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재기업에서 중화학 공업으로 체질을 바꾼 두산그룹이나 아이마켓코리아를 매각하고 반세기 동안 이어져온 코닝과의 합작관계를 청산한 삼성그룹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정 대표는 "좋은 거래기회가 없으면 모습을 보이지 않는 TPG나 베인캐피털 같은 대형 외국 사모펀드(PEF)들이 최근 한국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라고 말했다.
M&A를 바라보는 근본시각이 변하면서 M&A 거래방식 또한 질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 대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채권단이 주도해 온 국내 M&A 시장은 예측이 가능한 상대적으로 단순한 시장이었다"며 "기업을 자산이자 경쟁력 강화의 수단으로 보는 시대가 열리면서 KT렌탈과 포스코특수강과 같이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자본시장(IPO)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고 두 대표는 말했다. 최 대표는 "미국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200 지수가 최고점을 찍는 등 주식시장이 살아나면서 중국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벌이는 한국 기업들이 지난 몇년간 주춤했던 홍콩 증시상장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대표는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으로 위축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되살아났을 뿐만 아니라 직접상장과 해외증시 동시상장 등 다양한 방식의 자본시장거래가 시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M&A와 자본시장거래가 복잡다단해지고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자연스런 시장 성숙의 단계라는 분석이다. 최 대표는 "미국기업인 GE가 보호주의 정서가 강한 프랑스의 대표기업 알스톰을 인수한데서 보듯 경제에서 자본시장의 역할이 커지는 것은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거쳐온 과정"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가 정 대표와 최 대표를 공동대표로 승진시킨 것도 이 같은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1976년 존 와인버그와 존 화이트헤드 공동 회장을 시작으로 골드만삭스는 전통적으로 공동 대표체제를 선호하는 증권사다. 현재 글로벌 M&A 대표 역시 그렉 렘카우와 진 사익스 공동 대표가 맡고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포트는 2007년 '골드만삭스 지배구조의 변천'이란 보고서에서 "최고위직 임원의 이탈을 막고 리더십을 극대화하면서 단독 대표체제인 경쟁 증권사와 1대 다수로 싸울 수 있는 체제"라고 평가했다.
미국 하버드 대학 경제학과 졸업후 브라운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은 정 대표는 1999년 입사 이래 줄곧 골드만삭스에서 일하며 금융회사 관련 거래에 정통하다. 반면 서울대 화학과를 나온 최 대표는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학위(MBA)를 받고 2002년 골드만삭스에 입사하기 전까지 SKC에서 근무한 공학도였다. 13년째 골드만삭스에서 함께 한 두 대표지만 이력 만큼이나 업무 스타일도 대조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2002년 이래 13년째 골드만삭두 대표는 "상호보완 관계를 유지하면서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탄력적으로 대응하라는 주문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현 코웨이) ING생명 LIG손보 위니아만도 매각 등이 두 대표들이 최근 성사시켰거나 진행하고 있는 M&A 거래다. 우선협상대상자가 한차례 이상 바뀌는 등 매번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에 '골드만삭스가 매각주관사를 맡은 거래는 지저분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정 대표는 "그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거래를 많이 맡았다는 의미 아니겠느냐"며 "시장이 성숙해질수록 까다로운 M&A거래를 맡기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영효/고경봉/임도원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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