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 대처법
0.1% 수익이라도 더…초저금리 시대 투자 포인트
[ 조재길 기자 ]
요즘 은퇴자들의 최대 고민은 저금리다. 시중금리가 워낙 떨어져서다. 원금을 보전받으면서 연 4%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아예 찾기 어렵다. 생활비를 줄이든가 아니면 좀 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
비단 퇴직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도 매달 일정액을 적립해 목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0.1%포인트라도 금리를 더 주는 예·적금이 수천억원의 개인 자금을 쓸어담는 배경이다. 이럴 땐 주식형 펀드와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조금씩 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사상 최저로 떨어진 시중금리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종전 연 2.5%에서 2.25%로 인하했다. 예금 금리도 연 2%대 초·중반까지 일제히 떨어졌다. 사상 최저 수준이다.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 중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6%. 이자를 받아 생활해온 은퇴자는 물론 40~50대 예비 은퇴자까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은행들은 적용 금리가 사실상 ‘제로’인 신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고객 돈을 받아봤자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서다. 소비자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두지 않으면 현금을 들고 있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다.
정부의 세제 혜택도 취약계층과 고소득층에 집중됐을 뿐 중산층은 소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세법개정안에서 연봉 2500만원 이하 근로자에 한해 재형저축 의무 가입 기간을 종전 7년에서 3년으로 완화했다. 고소득층인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에게는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중산층 직장인들이 애용해온 세금우대 종합저축의 경우 비과세 종합저축으로 통합하면서 가입 자격을 만 61세 이상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단기상품에만 쏠리는 자금
시중금리가 떨어지자 부동자금만 쌓이고 있다. 갈 곳을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시형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만 몰리고 있다. 언제든 투자 기회가 찾아올 때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상품들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단기 부동자금은 736조285억원으로, 한국은행이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 규모다. 부동자금은 현금(57조원), 요구불예금(136조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347조원), 6개월 미만 정기예금(68조원), MMF (48조원), CMA (37조원), 양도성 예금증서(CD·20조원), 증권사 예탁금(14조원), RP (9조원) 등을 합친 숫자다.
단기 부동자금은 2011년 650조원에서 2012년 666조원으로 소폭 증가한 뒤 작년 말 713조원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서도 자금 유입세가 가파르다.
특히 MMF 잔액은 지난달 5년 만에 90조원을 돌파했다. 수시형 금융상품 중 비교적 금리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초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예·적금을 통한 자산 불리기가 불가능해졌다”며 “증시와 부동산 시장까지 불투명해 단기 상품에만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PB들 “배당주 등 적극 투자”
증권사 은행 등의 프라이빗뱅커(PB)들은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늘릴 것을 추천했다. 다만 올 하반기에도 증시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분산투자 원칙을 지킬 것을 조언했다.
류정아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PB팀장은 “배당주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특히 10월부터 상하이 증시와 교차 매매가 허용되는 홍콩을 눈여겨보라”고 말했다. 조인호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팀장은 “예금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낮아졌기 때문에 좀 더 공격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해졌다”며 “저평가된 종목을 중심으로 주식 투자를 늘리라”고 했다.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부지점장(부장)은 “정부의 배당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하락 압력이 줄었지만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대세 상승장이 오긴 어렵다”며 “종목별로 등락률이 극과 극을 달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배당 확대 예상주 등을 잘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홍존형 신한금융투자 신한PWM서초센터 팀장은 “헤알화 환율이 많이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브라질 국채에 투자할 적기”라며 “저금리 기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기간을 2년 이내로 책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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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수익이라도 더…초저금리 시대 투자 포인트
[ 조재길 기자 ]
요즘 은퇴자들의 최대 고민은 저금리다. 시중금리가 워낙 떨어져서다. 원금을 보전받으면서 연 4%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아예 찾기 어렵다. 생활비를 줄이든가 아니면 좀 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
비단 퇴직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도 매달 일정액을 적립해 목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0.1%포인트라도 금리를 더 주는 예·적금이 수천억원의 개인 자금을 쓸어담는 배경이다. 이럴 땐 주식형 펀드와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조금씩 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사상 최저로 떨어진 시중금리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종전 연 2.5%에서 2.25%로 인하했다. 예금 금리도 연 2%대 초·중반까지 일제히 떨어졌다. 사상 최저 수준이다.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 중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6%. 이자를 받아 생활해온 은퇴자는 물론 40~50대 예비 은퇴자까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은행들은 적용 금리가 사실상 ‘제로’인 신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고객 돈을 받아봤자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서다. 소비자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두지 않으면 현금을 들고 있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다.
정부의 세제 혜택도 취약계층과 고소득층에 집중됐을 뿐 중산층은 소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세법개정안에서 연봉 2500만원 이하 근로자에 한해 재형저축 의무 가입 기간을 종전 7년에서 3년으로 완화했다. 고소득층인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에게는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중산층 직장인들이 애용해온 세금우대 종합저축의 경우 비과세 종합저축으로 통합하면서 가입 자격을 만 61세 이상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단기상품에만 쏠리는 자금
시중금리가 떨어지자 부동자금만 쌓이고 있다. 갈 곳을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시형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만 몰리고 있다. 언제든 투자 기회가 찾아올 때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상품들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단기 부동자금은 736조285억원으로, 한국은행이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 규모다. 부동자금은 현금(57조원), 요구불예금(136조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347조원), 6개월 미만 정기예금(68조원), MMF (48조원), CMA (37조원), 양도성 예금증서(CD·20조원), 증권사 예탁금(14조원), RP (9조원) 등을 합친 숫자다.
단기 부동자금은 2011년 650조원에서 2012년 666조원으로 소폭 증가한 뒤 작년 말 713조원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서도 자금 유입세가 가파르다.
특히 MMF 잔액은 지난달 5년 만에 90조원을 돌파했다. 수시형 금융상품 중 비교적 금리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초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예·적금을 통한 자산 불리기가 불가능해졌다”며 “증시와 부동산 시장까지 불투명해 단기 상품에만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PB들 “배당주 등 적극 투자”
증권사 은행 등의 프라이빗뱅커(PB)들은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늘릴 것을 추천했다. 다만 올 하반기에도 증시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분산투자 원칙을 지킬 것을 조언했다.
류정아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PB팀장은 “배당주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특히 10월부터 상하이 증시와 교차 매매가 허용되는 홍콩을 눈여겨보라”고 말했다. 조인호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팀장은 “예금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낮아졌기 때문에 좀 더 공격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해졌다”며 “저평가된 종목을 중심으로 주식 투자를 늘리라”고 했다.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부지점장(부장)은 “정부의 배당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하락 압력이 줄었지만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대세 상승장이 오긴 어렵다”며 “종목별로 등락률이 극과 극을 달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배당 확대 예상주 등을 잘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홍존형 신한금융투자 신한PWM서초센터 팀장은 “헤알화 환율이 많이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브라질 국채에 투자할 적기”라며 “저금리 기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기간을 2년 이내로 책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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