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대학생 취업박람회 '인산인해' …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정(丁)의 정신 가져라"

입력 2014-09-05 09:27  



[ 김근희 기자 ] 4일 연세대 공학원. '2014 연세취업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1층 아트리움은 기업별 채용 부스로 가득찼다. 취업준비생들은 부스에 앉아 채용담당자 말을 경청했다. 열심히 필기하는 취준생들도 보였다. 줄이 길게 늘어선 부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이지만 취준생들은 공채 준비에 여념이 없다. 주요 기업들이 추석 연휴 직후 채용을 시작하기 때문. 연세취업박람회는 2학기가 개강한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4일간 계속됐다.

이날 박람회장엔 연세대생들이 많았다. 인근 홍익대 학생부터 부산에서 온 취준생까지 다른 대학 취준생들도 찾아왔다.

홍익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오모씨(23)는 "기업 문화를 알 수 있어 좋았다" 며 "실무자들을 직접 만나보니 기업마다 이미지가 달랐다. 각 회사의 기업 문화가 어떤지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연세대 4학년 오원영 씨(25)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취업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합격하는지를 알고 싶었지만 몇몇 기업은 뻔하고 원론적인 얘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총 150여 개의 기업이 참여했다. 기업들은 △대기업 채용 동향 △외국계 기업 서류전형 기준 △인문·이공계 직무분석 △여대생 취업전략 등을 소개했다.

이날

이날 오후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사진)이 강연했다. 최고경영자(CEO)가 취준생들에게 업계 현황과 취업 팁을 알려주고 질의응답을 갖는 방식의 채용설명회로 관심을 모았다. 연세대 공학관 대강당은 취준생들로 가득 찼다. 자리가 모자라 일부는 서거나 바닥에 앉아 강연을 듣기도 했다.

유 사장은 "증권사 직원은 갑(甲) 을(乙) 병(丙) 정(丁) 중 정에 속한다" 며 "갑은 모든 사람이다. 증권사 직원은 정의 정신으로 항상 겸손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에게 증권사의 현실을 직설적으로 얘기하면서 열정과 마음가짐에 대해 강조했다. 유 사장은 "증권사에서 일하면 매일매일 실적으로 심판 받는다.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 이라며 "열정과 근성, 헝그리 정신이 없다면 증권사 입사를 다시 생각하라"고 충고했다.

자신의 경험담도 털어놨다. 그는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되겠다는 꿈을 꿨다" 며 "사장이 되기까지 30년 걸릴 것으로 생각하고 계획을 짰지만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18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고 털어놨다.

유 사장은 취준생들의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그는 "구직자들이 너무 많은 것을 하려 한다. 인턴, 자격증 등 스펙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산만해 보인다" 며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꿈을 구체화하는 '하나의 스토리'를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현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의 대응 전략을 묻는 취준생의 질문엔 "증권사는 사이클에 대비해야 한다. 호황이 왔다고 지나치게 확장해선 안 된다" 면서 "마찬가지로 불황일수록 오히려 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 고객에 신경 쓰고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고 답했다.

유 사장은 또 "증권사 상황이 어려워 채용 숫자가 예년보다 줄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취업을 준비하고 입사한다는 것을 오히려 축복으로 생각하라" 며 "앞으로 어떠한 어려운 일이 닥쳐도 헤쳐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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