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4] "돈·권력 좇기보다 서로 관심 갖는 분위기가 신뢰사회 만든다"

입력 2014-09-10 21:13   수정 2014-09-11 03:47

창간 50주년 글로벌 인재포럼 2014
존 가트맨 워싱턴대 명예교수

부모가 자주 다투면 아이들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
신뢰교육은 부모 무릎에서 출발…실수 들추기 보다는 칭찬을



[ 조미현 기자 ]
“당신의 자녀는 당신을 신뢰하고 있나요?”

존 가트맨 워싱턴대 명예교수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회적 신뢰를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사회적 신뢰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이렇게 되물었다. 가트맨 명예교수는 아내이자 심리학자인 줄리 가트맨 워싱턴가정치료연구소 소장과 함께 답변을 보내왔다.

그는 “신뢰 교육은 부모의 무릎에서부터 출발한다”며 “부모와 자녀 간 신뢰, 부부간 신뢰를 회복해야 사회적 신뢰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줄리 가트맨 소장은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가 다른 사람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과 모든 사람이 신뢰를 받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균형 있게 가르치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며 “한국 부모들과 이런 방법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트맨 교수는 오는 11월4~6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4’에 참석해 5일 기조연설 Ⅱ(세상을 바꾸는 신뢰의 과학)에서 발표한다. 6일 트랙D 세션1에서는 부부가 함께 참석해 ‘상처를 치유하는 관계회복의 마법’이란 주제로 토론할 예정이다. 다음은 가트맨 부부(사진)와의 일문일답.

▷당신이 말하는 신뢰란 무엇인가.

(존)“신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상대방이 내 곁에 있어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다. 다시 말해 상대방의 관심사, 행복, 상대방이 필요한 것을 사려 깊게 생각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부부 사이의 신뢰는 서로의 감정에 대해 얘기하면서 유대관계를 형성하려고 노력할 때 생긴다. 신뢰가 탄탄한 부부는 서로의 얘기를 수동적으로 듣지 않는다. 상대가 느끼는 것과 필요한 것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부부간 신뢰 관계가 자녀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줄리)“부부간의 관계가 좋은지 나쁜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자녀들이 하루 동안 배출하는 소변에서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분석하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 앞에서 자주 다투면 아이들의 호르몬 수치는 굉장히 높게 나온다. 적어도 자녀가 어릴 때는 아이들 앞에서 절대로 싸워서는 안된다. 만약 어쩔 수 없이 자녀들이 보는 데서 싸웠을 때는 아이들 앞에서 서로 사과하고 관계가 다시 가까워졌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아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서로를 사랑하는 부모의 모습이다. 부부가 서로를 칭찬해주고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사랑의 관계(loving relationship)’가 어떤 모습인지 배울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하지 못한 아이들은 집에서 슬픔을 느끼고 외로워하게 된다.”

▷하지만 오랜 기간 좋은 부부 관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람들도 있다.

(줄리)“부부 사이의 애정을 유지하려면 서로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서로 가장 좋은 친구가 돼줘야 한다. 서로를 비판해서는 안된다. 상대방의 감정과 필요한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오랫동안 애정을 갖는 부부들은 상대방이 정말로 관심을 필요로 하고, 교감을 원할 때 서로를 향해 있다.”

▷바람직한 자녀 교육이란 무엇인가.

(존)“자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가졌을 때 교감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기분이 상했거나 화가 났을 때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고, 그들이 느끼는 감정에 공감하고, 해결책을 함께 찾으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할 때는 아이들에게 지적하거나 비판하거나 충고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아이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고 실수를 개의치 않아야 한다. 아이들이 잘했을 때는 구체적인 칭찬을 해주고 조금 더 정보를 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 아이들이 기억하고 배움에 대해 흥미를 느낄 것이다.”

▷가정에서의 신뢰가 사회적 신뢰로 어떻게 연결되나.

(존)“사회적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돈이나 부(富), 권력보다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염려하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이런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궁핍한 사람들의 복지를 염려하고,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를 줄이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래야 사람들이 정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건강과 교육에 보다 관심을 가질 것이다. 가정은 가장 친밀한 인간 관계를 형성하는 곳이다. 가족과 신뢰감을 쌓는 것이 사회적인 신뢰를 높이는 데도 중요한 이유다.”

▷한국에서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은 편이다.

(존)“대개 정부는 부끄러운 일을 피하려고 하고, 자신들의 업적을 치켜세우고, 실수를 숨기려고 한다. 하지만 인간 관계에 대한 연구를 한 결과 신뢰는 수동적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실수를 인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며, 실수를 분명하게 인지하고 고치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너그럽다. 하지만 문제를 숨기거나 피하려고 하면 그렇지 않다. 정직과 투명성이 신뢰를 형성한다. 정부가 국민에게 솔직할수록 국민은 정부를 더욱 신뢰할 것이다.”

■ 존 가트맨 워싱턴대 명예교수는…

●1942년 4월 출생 ●페얼리디킨슨대 수학과·심리학과 졸업 ●매사추세츠공대 수학·심리학 석사 ●위스콘신대 임상심리학 박사 ●일리노이대 심리학과 교수 ●워싱턴대 심리학과 교수 ●주요 저서 ‘행복한 부부 이혼하는 부부’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관계 치유’ ‘왜 결혼은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는가’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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