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벽·감시카메라 늘려
팽팽한 긴장 속 평온 유지
이심기 뉴욕 특파원 sglee@hankyung.com
[ 뉴욕=이심기 기자 ] 9·11 테러 13주년을 앞둔 지난 7일 뉴욕시는 추모 박물관인 ‘9·11 메모리얼’(사진) 앞쪽 광장에 소형 공원을 새로 열었다. 박물관에 들어가기 위해 관람객이 줄을 서던 공간 뒤쪽에 탁구대와 셔플보드(볼링과 컬링을 합친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새로 만들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9·11 메모리얼’은 2001년 9월11일 테러로 무너진 월드트레이드센터가 있던 자리다.
박물관은 한산하면서도 평온한 분위기였다. 9·11 기념일을 앞두고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분파 등 이슬람 과격단체의 테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별다른 스케줄의 변화 없이 문을 열었다. 박물관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이 끝나 관람객이 좀 줄었을 뿐”이라며 “특별히 검색 절차가 엄격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물관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선 원래 관람객 모두가 전신스캐너를 통과해야 하고, 허리띠도 풀어야 한다.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박물관 주변 경계는 평소보다 강화됐다. 새로 들어선 공원과 박물관 경계에는 7t 트럭이 시속 50마일로 돌진해도 끄떡없는 테러 방지용 방어벽이 설치됐다. 박물관 외곽에는 촘촘하게 설치된 감시카메라가 통행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근처의 푸드트럭 주인은 “최근 경찰 숫자가 부쩍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5일엔 인근 원월드트레이드센터(1WTC)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전화가 경찰에 걸려와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폭약탐지반과 대(對)테러 부대가 출동해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발신지는 브루클린으로 확인됐지만 전화를 건 용의자는 잡지 못했다. 테러단체의 타깃 1순위로 꼽히는 맨해튼의 보이지 않는 긴장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IS 격퇴전략 발표를 앞두고 더욱 팽팽해지고 있다.
CNN은 9·11 테러 13주년을 앞두고 테러에 대한 미국인의 두려움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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