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늘 당정협의를 통해 담뱃값(담뱃세) 인상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인터넷에선 벌써부터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내일인 12일 주민세 개편안 또한 발표될 예정이어서 담뱃값 인상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사실상의 증세라는 목소리가 높다.
담뱃값 인상에 반대하는 이들은 "증세 없는 복지의 원칙이 깨졌다", "담뱃값 인상하려면 월급도 올려달라", "담뱃값 인상 한다고 흡연율이 낮아질까요"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반대로 소수지만 "건강하게 살아아죠. 목숨값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싸다고 봅니다", "흡연율을 낮출 수 있다면 인상에 찬성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안을 오늘 새누리당과 최종 조율한 뒤 이를 포함한 종합적인 금연대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이 맡는다.
정부 측에서 참석할 예정인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지난 10일 담뱃값 인상 수준에 대해 "우리나라 남성 흡연율이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고 청소년 흡연도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담뱃값이 너무 낮다"고 밝힌 바 있다.
문형표 장관도 지난 2일 "흡연율을 낮추려면 가격정책이 최선이기 때문에 담뱃값을 4500원 정도로 인상해야 한다"고 밝혀 현재 2500원인 담뱃값의 대폭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정부안에는 정부가 생각하는 적정 담뱃세 인상 폭, 인상액의 기금·세목별 배분, 흡연경고그림 등을 포함한 비가격 금연 정책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적정 인상 폭에 대해서는 "복지부로서는 장관이 앞서 말한 대로 지금보다 2000원 많은 4500원선이 적당하다는 견해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담배가격은 유통마진 및 제조원가 39%(950원), 담배소비세 25.6%(641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14.2%(354원), 지방교육세 12.8%(320원), 부가가치세 9.1%(227원), 폐기물 부담금 0.3%(7원) 등으로 이뤄져있다.
복지부 주장대로라면 담뱃세 인상 폭은 최대 2000원에 이를 수 있지만 여당 안에서 서민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만큼 이 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사재기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담배를 매일 한 보루씩 사고 있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사재기와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한 편의점 업주는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최근 대량으로 담배를 사가는 손님들이 늘었다"며 '이상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행법상 불법 사재기는 2년 이상의 징역 혹은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사재기의 기준이 모호한 데다 여러 소매점을 통해 담배를 구입할 경우 이를 단속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 담배 제조사들은 담배 판매량이 해당 판매점 평균 매출의 103%가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물량을 관리하는 등 예방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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