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익 기자 ] 프랑스 북서쪽 노르망디의 작은 마을에 팔순 넘은 농부가 살고 있다. 극심한 고령화를 겪는 한국 농촌에 비하면 특이할 것이 없지만 그의 삶은 다큐멘터리와 책으로 소개돼 프랑스에서 큰 화제가 됐다. 프랑스 전기작가 카트린 에콜 브와벵이 농부 폴 베델의 이야기를 듣고 정리한《농부로 사는 즐거움》엔 소박함을 지키며 살아가는 농부의 삶이 녹아 있다.
폴의 삶은 화려하지도 거창하지도 않다. 화학비료 대신 2년 동안 묵힌 거름을 쓰고, 젖소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으로 우유를 짠다. 무릎 꿇고 우유를 짜는 모습이 가난해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폴의 생활을 오해한 것이다. “우유를 짤 때 의자를 쓰지 않은 것은 의자에 앉아 있다 넘어지면 다칠 수도 있고 굳이 의자를 들고 다닐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착유기를 쓰고 소 몇 마리를 더 들여 우유와 버터를 판다면 돈을 더 벌 수도 있지만 폴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나에게 있어 농부라는 직업은 자유를 의미합니다. 내가 원할 때 잠을 자고 내가 원할 때 씨를 뿌립니다. 그리고 내가 원할 때 죽을 겁니다.”
순리를 강조하는 농부 폴은 발전을 무작정 거부하지 않는다. 자동차나 트랙터는 그에게도 유용한 문명의 이기다. 다만 인간의 탐욕이 생태계를 교란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현대인이 물질에 의존해 사는 것은 좋지 않고, 최소한의 필요로만 물질을 이용해야 한다는 말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런데도 그것을 지키지 못하고 끌려가듯 사는 사람들이기에 그의 말은 작은 울림을 준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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