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논리 갇힌 한국號…이대로라면 침몰"

입력 2014-09-13 03:52  

최경환 경제팀을 향한 경제부처 원로들의 고언

"中·日은 경제 순항하는데…때 놓치면 구조개혁 못해"



[ 김우섭 기자 ]
역대 경제부처 수장들이 ‘막다른 골목’ ‘가라앉는 배’ 등의 표현까지 동원하며 지금의 경제 상황에 큰 위기감을 표출했다. 또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경제의 구조개혁이 어렵고, 국가 경제가 고꾸라질 수 있다”며 강도 높은 경제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기획재정부가 12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개최한 ‘역대 부총리·장관 초청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 원로 경제수장들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진영(陣營)논리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80~1981년 재무부를 이끈 이승윤 전 부총리(83)는 “반대세력, 저항세력을 헤치고 구조개혁을 하지 않고서는 한국 경제라는 배는 서서히 경쟁력을 잃고 가라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국회가 경제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전 부총리는 “옆 나라 일본은 합심해서 옛 영광을 다시 찾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고, 중국은 정치적 안정 아래 순항하고 있는데 남북으로 분단된 우리는 여야가 대립하고 진영논리에 함몰돼 있다”고 걱정했다.

1997년 재정경제원 수장이던 강경식 전 부총리(78)도 정책만 가지고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 대책도 중요하지만,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하며 지금이 아니고는 개혁할 시간이 없다”며 “꼭 해야 하지만 못했던 일들을 풀어나가 달라”고 당부했다.

2002~2003년 재정경제부를 이끈 전윤철 전 부총리(75)는 “1960~1970년대 패러다임을 갖고는 규제개혁과 서비스업 발전이 어렵다”면서 ‘대통령의 결단’을 강조했다. 그는 “각종 이익집단의 갈등 때문에 의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데, 의료 경쟁력을 살리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며 “이 문제는 대통령의 결단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재무부(사공일·정영의·이용만·박재윤), 경제기획원(이승윤), 재정경제원(홍재형·강경식·임창열), 재정경제부(강봉균·진념·전윤철·김진표·이헌재), 기획예산처(장병완), 기획재정부(강만수·윤증현·박재완·현오석)의 전직 부총리와 장관 18명이 모였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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