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산업생산 증가 6년래 최저…3분기 7.5% 경제성장 '적신호'

입력 2014-09-14 21:18   수정 2014-09-15 03:49

8월 소비·투자지표도 악화
새 부양책 내놓을 가능성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의 생산·투자·소비 등 핵심 실물지표 회복세가 지난 8월에도 일제히 둔화됐다. 특히 산업생산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7%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국가통계국(NBS)은 지난 12일 8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6.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2008년 12월(5.7%) 이후 최저치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 평균(8.8%)에도 크게 못 미친다.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4월 8.7%를 기록한 뒤 6월까지는 증가폭이 확대됐다. 덕분에 지난 1분기 불안 조짐을 보이던 실물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기대가 고조됐다. 하지만 6월 9.2%였던 산업생산 증가율이 7월 들어 9.0%로 소폭 둔화되기 시작하더니 8월에는 아예 6%대로 내려앉았다.

이날 함께 발표된 소비지표와 투자지표도 일제히 악화됐다. 8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11.9%로 전달(12.2%)보다 소폭 하락했고, 1~8월 도시지역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16.5%로 1~7월(17.0%)보다 둔화됐다.

투자은행 ANZ의 류리강 이코노미스트는 “8월 산업생산 지표는 다소 충격적”이라며 “7, 8월 실물 지표 둔화 추세가 이번달에도 이어지면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6.5~7.0%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물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경기부양책을 쓸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리커창 총리는 10일 톈진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고용 사정만 좋으면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7.5%)보다 조금 낮아도 크게 상관 없다”며 “경제 구조 개혁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8월 지표 둔화로 중국 정부가 조만간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션젠광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지도부가 지금은 (경기둔화에) 태연한 척하고 있지만 9월에도 실물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되면 결국 추가 대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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