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용석/정종태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 대구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삼성 그룹 차기 리더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대구 무역회관에서 열린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자리를 함께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대구창조경제단지가 조성될 예정인 북구 칠성동 옛 제일모직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을 직접 안내하며 “기록을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이곳 제일모직을 세 번 방문하셨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삼성 측은 이날 박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옛 제일모직 본사 로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옥 방문 기념사진을 전시해뒀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모태 기업 중 하나로 이날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이날 창조경제 관련 행사는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힘을 합친 첫 시도다. 정부는 지난 2일 삼성 등 대기업과 17개 광역시·도가 함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발표했고 삼성은 대구시와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박 대통령이 지역 혁신센터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에선 삼성이 의도했든 아니든, 이 부회장이 청와대 행사에 삼성 대표 자격으로 참석하면서 자연스럽게 삼성 그룹 차기 리더로서의 위상을 드러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 때 신라호텔에서 열린 경제계 모임인 한·중 비즈니스포럼, 8월 중국 난징에서 열린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의 올림픽 공식 후원사 연장 계약 때 삼성을 대표해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 정상급이 참석하는 행사가 아닌 국내 공식 행사에 삼성을 대표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행보에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삼성 관계자는 “창조경제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이 부회장이 참석했을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주용석/정종태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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