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태양광 ‘화상’ 커지는 채권자들

입력 2014-09-16 11:25  

출자전환 등 재무구조 '수술' 불구 손실지속
잦은 신용사건으로 투자자 신뢰 잃어



이 기사는 09월15일(08:5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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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용 소재업체에 돈을 빌려준 투자자들의 손해가 커지고 있다. 출자전환과 채무재조정 등 과감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코스닥 상장사인 오성엘에스티 주가는 지난 4일 이후 주당 15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 가격은 올해 상반기 채권자들이 받을 원리금을 주식으로 전환(출자전환)할 때 적용한 가격이다. 이자를 포기한데 이어 원금마저 손실이 커지고 있다. 채권자들이 새로 받은 주식은 6개월 또는 1년 간 보호예수돼 손실확정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속만 끓이게 됐다.

오성엘에스티는 지난 달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넥솔론과 마찬가지로 태양광 발전용 소재인 웨이퍼와 잉곳을 만드는 회사다. 작년 7월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1000원 규모 채무를 주식으로 바꾸는 등 '대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재무적인 체력 강화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113억원의 연결 영업손실을 냈다.

동종업체인 웅진에너지는 올 상반기 8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웅진에너지는 채권단은 작년 채권자집회를 열고 이자를 조정하는 등 고통을 분담키로 했다. 웅진에너지 채권은 연 20% 수익률에 거래되며 여전히 불확실한 상환능력을 반영하고 있다.

LG실트론은 작년 태양광 발전용 웨이퍼 사업을 접고 반도체용 웨이퍼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올 상반기 3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권나현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 지난 7월 "2013년 신규사업 중단에 따른 대규모 순손실과 수익성 부진, 과중한 차입금 부담 등을 반영했다"며 신용등급을 'A-'로 한 단계 낮췄다.

비상장사인 한국실리콘도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용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능력 국내 2위인 한국실리콘은 2012년 11월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감자와 출자전환 끝에 작년 9월 조기졸업에 성공했으나 올 상반기 25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국내 1위 OCI는 상반기 6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자존심을 지켰다. 작년 같은 기간 59억원 손실 대비 크게 개선된 실적이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 사업 투자했다가 수 차례 덴 채권투자자들로부터 충분한 믿음을 사진 못하고 있다. 올 들어서도 회사채 거래금리가 같은 'AA-' 신용등급 평균보다 0.2%포인트 정도 높은 '가격 디스카운트'가 지속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 전 과정에서 수직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화그룹의 표정도 밝지 못하다. 나스닥 상장사인 한화솔라원은 2분기에 640만달러(약 65억원) 영업손실을 내고 전분기 35억달러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한화솔라원 주가는 2.5달러 수준으로 올 들어 20% 넘게 하락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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