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제2회 한경닷컴 일본경제포럼' 발표자로 나선 최상철 일본유통과학대 대학원장(상학부 교수·사진)은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타공인 일본 유통 전문가다. 최 원장은 지난 1990년 일본 문부성 초청 국비생으로 일본과 첫 인연을 맺었다. 고베대에서 석사과정 중 가가와대로부터 강의 제안을 받아 일본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일본유통과학대학 상학부 교수로 부임해 지금은 대학원장이 됐다.
최 원장은 "일본은 공감 마케팅, 소비자의 감성을 공략하는 '고토(감성적 산물) 마케팅' 등 감정적 이입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일본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경우 이러한 마케팅이 부족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최 원장은 크게 두 가지 원인을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복잡한 역사적, 정치적 관계 때문에 기업마저 감정적으로 일본을 상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공감 마케팅이나 고토 마케팅에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시장을 향한 한국 기업들의 태도도 꼬집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성과를 얻기 쉽지 않은 일본 시장을 '신포도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며 "중국과 미국 시장이 있다고 생각해 일본 시장을 등한시 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포도 시장이란 여우가 높이 매달려 따먹지 못하는 포도를 신포도로 치부하며 포기한 이솝우화에서 따온 표현이다.
일본 시장 자체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충고도 뒤따랐다. 최 원장은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은 해외 시장 성공의 보증수표를 얻는 것과 같다" 며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면 세계 어느 시장에 가더라도 적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 간 정치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양국의 경제관계가 더욱 긴밀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원장은 "지금은 경제관계가 사회·문화·정치관계를 좌우하는 시대" 라며 "정치적 이슈와 경제적 국익은 다르다. 한일 경제가 좋은 관계를 형성한다면 역으로 정치관계 역시 좋아질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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