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10조 낙찰' 현대차그룹…배당악화 vs 성장모멘텀

입력 2014-09-19 07:56  

[ 노정동 기자 ]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현대차그룹컨소시엄이 10조5500억 원에 낙찰 받으면서 이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향후 배당성향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있는 반면 성장 모멘텀(상승동력)으로 작용해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유지웅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19일 "전날 현대차그룹 컨소시엄 기업들의 주가가 7~9%대 하락한 것은 배당성향이 6% 수준인데 비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은 부지매입 가격에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한국전력은 전날 부지 입찰 결과 현대차그룹컨소시엄이 10조5500억 원을 써내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동 부지의 감정가격인 3조3300억 원보다 3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의 부지매입대금은 39조5000억 원(현대차 25조1000억 원, 기아차 6조5000억 원, 현대모비스 7조9000억 원)의 현금과 단기금융자산 중 25% 수준에 해당하는 것이다.

류연화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현대차그룹컨소시엄이 이 부지 입찰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알려졌으나 결과적으로 수 조원을 낭비한 것처럼 보여지고 있다"며 "이는 그룹 내부에 시스템적인 문제를 우려하는 시선이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투자자들은 이 자금을 향후 배당 또는 연구개발(R&D)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1년치 상각전영업이익(EBIDTA)을 부지 매입에 거의 다 쏟아 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향후 장기적인 기업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부지매입에 따른 컨소시엄 기업의 예상 투자규모는 내년까지 총 12조3000억 원"이라며 "이는 향후 투자집행을 위해 재무적으로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주가조정은 그동안 성장에 대한 투자와 그에 따른 자본효율성 개선에 대한 갈증이지 펀더멘털(기초체력)에 기인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증설이 마무리되면 성장 가시성이 높아 과도한 주가할인(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지웅 연구원도 "주주환원정책 개선지연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주가수익비율은 5~6배로 이미 글로벌 선두권 그룹 대비 상당 부문 할인돼 있다"며 "현 시점에서 주가는 추세적인 하락세보다는 횡보 후 회복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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