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기자 ]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확보 전쟁이 막을 내렸다. 흩어진 30여개 계열사를 한 곳에 모으는 통합사옥과 자동차 테마파크 조성을 목표로 부지 유치에 적극 나선 현대차그룹이 10조 원이 넘는 '통큰 베팅'으로 땅 주인이 됐다.
"100년 미래 가치를 감안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현대차그룹이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긍정과 부정적 시각이 교차한다. 그룹 내에선 정몽구 회장의 4대 숙원사업(글로벌 톱5 진입, 고로제출소 준공, 현대건설 인수로 현대가 적통 계승, 통합 사옥 건립) 중 마지막 단추를 매듭 지었다는 점에서 투자 금액을 떠나 무척 반기는 분위기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 당진제철소 등 그동안 숱한 투자에 나설 때도 당시 반대 여론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현대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반이 됐다"며 일부 우려를 불식했다.
현대차그룹이 삼성동 신사옥으로 이전을 모두 마치는 해는 오는 2023년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의 랜드마크를 꿈꾸는 초고층 타워(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건립은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 시설만 해도 대형 쇼핑몰, 관광 및 숙박시설, 컨벤션 센터 등을 통한 경제유발 효과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앞으로 8~9년 후 한전 부지는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 위상은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2000년대 들어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00년 양재동 사옥으로 이전할 당시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산 판매대수는 253만 대로 글로벌 10위 업체에 불과했으나 2010년 글로벌 5위로 등극한 후 지난해엔 756만 대를 팔아 국내외 판매량이 3배로 증가했다.
세계 10위권 자동차 메이커 중 유일하게 현대차가 갖지 못한 것들도 많다. 자동차 박물관, 모터스포츠 전용 서킷, 고성능 오픈카(컨버터블) 등을 꼽을 수 있다. 자동차 판매와 직결된 건 아니지만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삼성동 시대를 준비하면서 하나씩 풀어가야 할 것들이다.
한 자동차 업계 종사자는 "그동안 현대차가 보급형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로 인식됐다면 고급차와 고성능차도 잘 만드는 회사로 올라서야 한다" 며 "정의선 시대가 오면 브랜드 평판이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1970~80년대 한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성장해 온 50~60대 중장년층은 국내 산업의 기틀이 된 현대차 이미지가 좋은 편이다. 반면 내 집 마련보단 멋진 차를 소유하는 게 우선인 20~30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선 현대차에 대한 '안티' 이미지들도 많다.
이런 반감 정서를 극복하는 것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인터넷에 올라온 현대차 기사를 검색하면 현대·기아차를 불신하는 얘기들이 꼬리를 문다. 차량 결함이 발생했을 때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보상 수리나 리콜 조치에 적극 나서지 못한 이유도 있다.
앞으로 10년 후엔 20~30대들이 우리사회 각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된다. 자동차 구매력도 가장 왕성해지는 때다. 수입차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해와 소통도 필요하다.
수입차는 한 해 20만 대 신규등록을 넘어 향후 2~3년 내 시장 점유율 20%를 넘어설 것이란 전문가들 관측도 나온다. 점유율 70%를 고수중인 안방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독일 BMW와 다임러 벤츠, 일본 도요타는 존경 받는 기업이다. 국민들이 자국 자동차 메이커를 타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삼성동 시대가 열리면 그땐 현대차가 젊은 이들에게 존경 받는 기업으로 올라서길 바란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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