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나 기자 ]
서울의 높은 분양가가 부담이 되는 주택 수요자라면 수도권으로 눈을 돌려볼 만하다. 서울 전셋값 수준이면 구입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작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현재(8월 기준)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3.3㎡당 1237만원 선이다. 경기와 인천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각각 1119만원과 880만원이다. 서울의 전셋값이면 수도권에서는 집을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잠재 수요도 많다보니 아파트값 상승세도 서울보다 가파르다. 지난 1년간(2013년 8월~2014년 8월) 경기(1103만→1119만원)와 인천(867만→880만원)의 3.3㎡당 평균 아파트값 상승폭은 각각 1.49%와 1.4%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0.93%)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달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의 기본형 건축비가 인상됐다. 향후 나올 아파트들보다 미분양 아파트들의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할 가능성이 높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1일 정기 고시를 통해 노무비, 건설자재 등의 가격변동으로 기본형 건축비를 1.72%가량 올린다고 밝혔다. 신규분양 아파트의 분양가 상한액은 약 0.69~1.03% 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서울의 높은 전셋값으로 인해 수도권 지역에 집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수요자 역시 자신의 사정에 맞게 집을 고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당장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은 용인이나 수원, 고양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의 즉시 입주가 가능한 아파트들이 좋다. 당장 집을 옮길 필요는 없지만 향후 가격 상승을 염두에 두고 있는 수요자들이라면 신도시나 택지지구의 미분양 아파트가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건설사들도 막판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각종 금융혜택을 주고 있다.
최근 수도권의 대표적인 미분양지역으로 꼽혔던 인천경제자유구역(영종·청라·송도)을 비롯해 경기 김포, 용인, 일산 등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팔리고 있다. 영종·청라·송도는 부동산 투자이민제 확대와 외국인 전용 카지노(복합리조트) 개발, 하나금융타운 토지매매 계약체결, 영종도 복합리조트 조성계획 발표 등 호재가 잇따르면서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의 송도 더샵 마스터뷰도 7월 초부터 현재까지 500여가구가 팔려 계약률이 90%에 임박했다.
2009년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영종자이는 최근 분양을 완료했다. 수요가 부족한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미분양 가구에 대한 분양과 임대를 병행했는데 최근 들어 모두 판매됐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청라 롯데캐슬은 최근 한 달여 사이에 150여가구가 판매됐다. 즉시 입주가 가능한 이 단지는 실입주금이 1억원대에 불과하다. 중도금의 50%를 3~4년간 유예해주고, 잔금도 입주 2년 안에만 내면 된다. 롯데건설이 송도국제도시에 짓고 있는 ‘송도 캠퍼스타운’은 계약금 1000만원, 중도금 무이자의 계약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추가로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해준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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