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내 나이 불혹 不惑’을 느낄 때…

입력 2014-09-23 11:15   수정 2014-09-24 14:42

오래 전에 등장해 지금도 여전히 떠도는 ‘오빠’ ‘아저씨’ ‘할배’를 구분하는 우스갯소리 묶음이 있습니다. 예컨대 노래방에서 뒤에서부터 찾으면 오빠, 앞에서부터 찾으면 아저씨, 찾아달라고 하면 할배로 분류된다고 하지요.

또 목욕탕에서 거울을 보며 오빠는 가슴에 힘주고, 아저씨는 배에 힘을 주며 할배는 코 털을 뽑는다고 합니다. 더울 때의 행동도 나눠지는 한 내용입니다. 윗 단추를 풀면 오빠, 바지를 걷을 경우 아저씨, 내복을 벗으면 할배로 구별된다는 얘긴데요.

골프에서 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한 달 배우고도 코치 (이 경우 훈수)를 할 수 있고, 10년 구력에도 코치를 받아야 하는 게 이 운동이다.” 아무튼 듣고서 약간의 미소를 머금게 하는 이런 얘기들은 멈추지 않는 시간의 역설로 여겨집니다.

국내 취업사이트를 찾은 20대부터 40대 이상까지 각 연령층의 2134명에게 “스스로 나이 들었다고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요?’라고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주체=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 방식=웹사이트 설문조사]


이 결과, 앞서 행동에 따라 ‘오빠’ ‘아저씨’ ‘할배’라고 구분하는 우스갯소리 처럼 자신의 나이를 의식하는 순간에서 연령대별로 확연하게 차이를 보였습니다. 먼저 약관 弱冠 20대들의 대답인데 1순위가 약간 의아합니다.

이들은 “늦게까지 노는 게 피곤하고 다음날 걱정될 때”를 23.4%가 지적해 1순위에 올렸습니다. 이 답은 사실 밤 새워 놀아도 다음 날이 두렵지 않은 20대 청춘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합니다. 20대들은 그렇지만 어느 새인가 부터 체력에 무리가 올지 걱정하고 또 뒷일을 생각하게 될 경우 자신 나이를 의식하는 신호라고 털어놨습니다.

이 답은 어쩌면 우리나라 20대 청춘의 세대가 유사 이래 가장 큰 취업난에 부딪힌데 따른 운동부족과 체력저하를 상징한다는 분석도 따릅니다. 아무튼 꾸준하게 몸 관리를 하는 게 더 나이 들어 고생하지 않는 비결로 꼽히지요.

20대들은 이어 '교복 입은 학생이 예뻐 보일 때' (23.2%) '주변 사람이 하나 둘 결혼을 할 때' (18.8%)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 망설여질 때' (14.5%) '군인을 아저씨라고 부르기 민망할 때(7.9%) 순서로 대답했습니다.

이립 而立의 30대가 나이든 것을 느낄 때는 20대와 또 다르네요. 이들은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할 때”를 1위 (27.3%)로 꼽았습니다. 결혼 적령기에 들어서면서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순간이 자신의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가장 크게 깨닫는다는 얘깁니다.

30대들은 2위로 20대가 1위로 든 '늦게까지 노는 게 피곤하고 다음날 걱정될 때' (23.5%)를 지적했습니다. 또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 망설여질 때' (20.5%) '건강식품, 건강프로그램 찾게 될 때' (9.2%) '낯선 사람이랑 얘기하는 게 어색하지 않을 때' (5.5%) '교복 입은 학생들이 예뻐 보일 때' (5.1%) '물건 값 깎는 것에 집착할 때' (4.4%) '요즘 개그가 이해가 안 될 때' (2.4%)순으로 응답 줄을 세웠습니다.

불혹 不惑과 지천명 知天命의 40~50대 연령층은 정석의 답으로 보이는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 망설여질 때'를 1순위 (34%)로 지목했습니다. 도전과 모험을 지양하고 안전제일주의로 가게 될 때 40~50대는 나이 들었음을 가장 크게 실감한다는 해석입니다.

40대 이상은 나이든 때에 대한 기준으로 ‘건강’을 찾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응답자의 18.7%가 2순위로 ‘건강식품, 건강프로그램 찾게 될 때' 문득 나이 들었다고 느낀다고 했습니다. 40대이상이 내놓은 이 답에 대한 비중은 30대 이하의 6.9% 보다 2.7배 가량 높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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