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선 기자 레알겜톡] 5시간짜리 30년 시간여행 '백투더퓨처'

입력 2014-09-24 10:19   수정 2014-09-24 10:32

<p>지난 일요일은 참으로 기묘한 날이었다.</p> <p>1980년대부터 2015년까지 시간여행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백투더퓨처'에서 주인공 마티가 자동차를 통해 시간여행을 했다면, 기자는 게임과 지하철을 통해 시간여행을 할 수 있었다. 이번주 레알겜톡은 5시간동안 30여년의 시간을 넘나든 기자의 여행기(?)이다.</p> <p>먼저 1980년대의 시간여행은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 3번 출구로 나오면서 시작됐다. 국제전자상가가 위치한 남부터미널은 항상 게이머들이 상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혹시라도 국제전자상가의 휴점일에는 게이머들이 없겠거니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얼마 전 고전 게임 마니아를 위한 '레트로 카페 트레이더'가 오픈했기 때문이다.
</p> <p>2층에 위치한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반사적으로 '대박, 사람 완전 많다'라고 할 정도로 인구 밀도가 높았다. 대략적 평균 연령은 32세 정도로, 남자사람 게이머도 많았지만 생각보다 커플과 가족단위가 많았다. 신기하게도 여자끼리 파티를 지어 온 사람들도 있었다.</p> <p>풍경을 묘사하자면 창가에는 사람들이 일렬로 주르륵 앉아 자그마한 모니터에 얼굴을 고정시키고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고, 옛날 게임 잡지를 읽거나 가게 내부에 장식된 방대한 게임들을 구경하며 '어? 나 이거 알아!'를 외치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 데리고 온 아이들에게 게임을 가르쳐주는 척 하면서 자신이 신나게 즐기는 아이가 된 아빠들, 길드 정모를 하는 사람들까지 각양각색이었다.</p> <p>사실 고전게임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인 기자는 슬금슬금 눈치를 보다가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익숙지 않은 레트로한 게임 선택 화면에서 스틱으로 스크롤(?)을 내리며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봄버맨'을 골랐다. 요즘의 게임들에 비해 조악한 그래픽과 단순한 플레이 방식이지만, 기자는 같은 편인 친구가 놓은 폭탄에 죽기도 하고, 스스로의 폭탄과 자폭을 하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p> <p>이어 패드로 괴랄(괴상하고 지랄맞다는 뜻)하기 짝이 없는 '심슨- 바츠의 나이트메어', '워오!' 소리를 내며 진짜 마이클 잭슨을 게임 속에 구현한 '마이클 잭슨의 문워커', 노란 풍선을 밟고 점프를 할 수 없어 손에서 놔버린 '소닉' 등 여러 게임을 했다. 물론 기자에게 이 게임들은 대부분 처음 접한 게임이라 추억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게임을 통해 당시의 정서를 조금이나마 공유할 수 있었다.</p> <p>과거에서 벗어나 다시 3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강남역 5번 출구에 있는 사무실에서부터는 미래가 시작되었다. 알파테스트를 진행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2'를 통해서다. '메이플스토리'는 국민게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중적이지만, 당시 구몬 학습지를 너무 열심히 한 탓인지 아쉽게도 기자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없다.
</p> <p>따라서 내년쯤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되는 '메이플스토리2'는 '메이플스토리'의 유저들에게는 추억의 연장선과 신선함이 될 수도 있지만 기자에게는 미래의 게임이었다. 이전에 2D 횡스크롤 방식에서 3D 쿼터뷰 방식으로 변한 '메이플스토리2'는 어쩌면 메이플 유저들에게도 완전히 새로웠을지도 모른다. 비록 똑같이 귀염귀염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고 해도 말이다.</p> <p>버섯들을 막대기로 때려잡던 기자는 몇 시간 동안의 모험 끝에 몸이 피로해져 게임을 종료하고 현재로 돌아왔다. 과거부터 미래까지 장장 5시간에 걸쳐 30여년의 시간여행을 끝내고 현실로 복귀한 기자의 하루는 정말 길었던 것 같다.</p> <p>시간여행을 통해 특별히 느낀 점이 있다면 뻔한 얘기지만 게임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레트로 카페에서는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아빠들도 있지만, 아빠와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아이들도 있었다.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것이다.</p> <p>
또한 '메이플스토리2'를 통해 유저들은 미래의 게임을 직접 해보고, 피드백을 주며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었다. 미래의 게임에 현재의 유저들이 영향을 준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한 20년 쯤 뒤에는 엄마가 된 기자가 '메이플스토리4'를 하는 아이에게 '엄마가 말야, 메이플스토리2에서 완전 알아주는 유저였어. 내가 딱 막대기를 들면 버섯들이 갈라지는 기적이 일어났다니까?'고 허세를 부리며 추억을 공유하는 날도 기대해본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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