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권업계의 전환기는 1990년 전후였습니다. 일본은 현재 한국 증권업계가 직면한 고령화, 저금리 시대를 보다 먼저 맞았습니다. 초저금리 시대를 15년 넘게 이어가고 있고, 개인 투자자들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증권사는 ‘변화’를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내 증권업계의 최대 화두는 고령화, 저금리 시대에서 ‘살아남는 법’이다. 일본 증권업계는 이같은 화두를 국내보다 먼저 직면했다.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 ‘전환기의 한국 주식시장’에선 일본 증권업계 사례를 통해 국내 증권업계가 나아갈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컨퍼런스는 자본시장연구원이 개원 17주년을 기념해 개최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유타 세키 노무라 리서치연구소 이사는 '저성장, 고령화 환경에서의 일본 증권업계'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그는 “일본 증권사들은 스스로 변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1990년대 이후 일본 기업들이 보수적으로 변하면서 현금을 풀지 않고 창고에 쌓아두기 시작했다는 것. 이에 따라 은행들은 신규 대출을 할 수 있는 통로가 좁아졌고, 결국 증권 중개업이나 투자 서비스업으로 전환하게 됐다. 동시에 외국의 투자은행(IB)도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세키 이사는 “이같은 경쟁이 증권업계의 ‘위기’로 찾아왔고 증권사들은 스스로 변신하기 시작했다”며 “규모의 경쟁에서 벗어나 투자 기술이나 자문 콘텐츠 내용으로 경쟁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형태 변화도 증권들의 변신을 부추긴 주 요인이라고.
“일본 투자자들은 위험 투자 기피 현상이 더욱 심해졌고, 안전 자산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고령화된 인구는 꽤 큰 규모의 자금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자산 관리에 대한 수요는 커졌습니다. 두 개의 엇갈리는 상황 속에서 일본 증권업계는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브러커리지(위탁 매매) 사업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죠. 투자 컨설팅 투자 자문으로 전환하는 것이 일본 증권가의 트렌드가 됐습니다.”
또 일본 정부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금융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키 이사는 “일본 정부는 소액투자 비과세 제도(NISA)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며 “최근엔 일본에 거주하는 20세와 그 이상 연령자에게만 해당하는 NISA를 유아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NISA는 소액 투자자들을 위한 제도다. 연간 100만엔 한도 내에서 주식 매매차익과 배당금 등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NISA를 통하지 않으면 20%의 세금을 내야 한다.
실제 NISA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라는 설명이다. NISA가 실시된 1월부터 6월까지의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NISA 계좌 수도 같은 기간 11.8% 증가한 727만개로 조사됐다.
세키 이사는 “일본 정책 결정자들은 개인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일본 기업 역시 수익성이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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