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통신 개방 본격 논의키로…한·중 FTA 협상 '급물살'

입력 2014-09-26 20:44   수정 2014-09-27 04:27

한·중 FTA 진전

13차 협상 '성과'…22개章 협상 골격 합의

한국 요구 받아들여…위생·검역 분야도 타결
700弗 이하 수출입 화물은 원산지 증명 면제



[ 김재후 기자 ] 연내 타결을 목표로 진행 중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금융과 통신 등의 분야가 서비스·투자 부문 내 별도의 장(章)으로 독립했다. FTA 협상에서 별도의 장이 생겼다는 건 집중 협상을 하겠다고 합의했다는 의미다. 이는 중국이 금융·통신사의 중국 진출 확대를 희망하는 한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양국은 또 상호 통관절차 간소화를 위해 700달러 이하 수출입 화물의 원산지증명서 제출을 면제하기로 하는 데 합의하는 진전을 이뤘다.

○전자상거래 협상 타결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22일부터 닷새간 중국 베이징에서 벌인 제13차 한·중 FTA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서비스·투자 분야에서 금융 통신 부문을 독립된 장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한국은 중국에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은행 증권 자산운용사 등 금융사들과 SK텔레콤 KT 등 통신사들이 중국 현지 기업들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것을 중국 측에 요구해왔다. 중국은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반대해오다가 이번에 이를 협상 안건으로 공식 수용했다.

금융 분야의 협의 사항으로는 △금융 관련 규제사항의 사전공표 의무화 △금융 규제의 투명성 강화 △금융영업의 애로사항 해결 등이다. 예를 들면 현재 중국 정부는 현지에 진출한 외국 은행 지점장에 대해 일정 수준의 중국어능력검증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 규제조항을 두고 있다.

통신 분야에서도 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자국 기업과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내용이 협상 테이블에 오른다. 자국에 진출한 해외 통신사들에 망차별을 금지하는 행위 등이다.


통관 분야의 경우 양측은 700달러 이하 수출입 화물의 원산지증명서 제출 면제와 48시간 이내 통관 원칙에 대해 합의했다. 우 실장은 “향후 우리 기업의 중국 수출 애로사항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도 독립된 장으로 협상이 완전 타결됐다. 전자상거래에 대한 무관세 적용과 함께 전자문서에 대해서도 일반문서와 같은 효력을 부여하기로 했다.

○11월 APEC에서 타결 가능성

이처럼 협상이 진전되면서 지난 3월과 7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밝혔던 연내 타결 의지가 실현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우 실장은 “협상에서 중요한 건 시한이 아니라 내용”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최근 들어 중국 협상팀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뀌었다는 관측이 늘고 있다.

실제 한·중 FTA 협상의 22개장 중에서 중국이 2년간 반대해왔던 위생·검역(SPS)은 이번 협상에서 완전 타결됐다. 이슈였던 ‘지역화 문제’를 중국이 받아들인 것이다. 지역화 문제란 중국의 한 성(省)에서 사과에 병충해 전염병 등이 생기면 한국은 해당 성뿐 아니라 중국 전체의 사과를 수입금지 조치하는 것을 말한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지역화 문제를 포함해 완전 타결을 했다는 건 큰 의미”라며 “일부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되 문제가 생길 여지를 최대한 차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양국이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협상 타결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은 다음 협상 일정과 장소를 협의 중이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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