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PBF] "은행이 지식재산 융합 주도…新산업 일으키는 시대 왔다"

입력 2014-09-26 21:53   수정 2014-09-27 04:02

아시아 지식재산 비즈니스&금융 콘퍼런스 2014
글로벌 IP 금융 트렌드

대출→지분투자→증권화…IP 금융 빠르게 고도화
벤처캐피탈·펀드 대신 은행이 IP 산업 주도할 것



[ 김일규 기자 ]
“한국에서는 이제야 지식재산(IP) 금융이 시작됐지만, 세계적인 IP금융의 트렌드 변화를 빨리 따라잡아야 합니다.”

케네스 초이 국제지식재산상업화협회(IIPCC) 상임이사는 26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지식재산 비즈니스&금융 콘퍼런스(AIPBF) 2014’에서 글로벌 IP금융 트렌드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IP의 ‘증권화’ 많아진다

초이 상임이사는 국내 은행들이 최근 시작한 IP 담보대출은 IP금융에서 기초 단계라고 말했다. IP만 평가해 돈을 빌려주는 것에서 나아가 IP를 가진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소개했다.

최근엔 IP 자산을 ‘증권화’하는 것이 새로운 흐름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증권화를 위해선 여러 IP 또는 IP 기업을 포트폴리오화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IP를 유동화하기 위해 특수목적회사를 만들고, 증권을 발행해 수많은 일반 투자자가 여기에 투자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는 영국의 록스타 데이비드 보위가 자신의 앨범으로 향후 벌어들일 수익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한 것을 예로 들었다.

‘융합 IP’ 금융 확대 추세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단순히 한 기업이 가진 IP를 평가하고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야마구치 야스히사 일본정책투자은행(DBJ) 캐피털 디렉터는 “여러 IP를 수집하고 분류한 뒤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융합해 새로운 IP를 만드는 데 금융회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른바 ‘IP pool(연합) 모델’이다.

야마구치 디렉터는 ‘융합 IP’ 사업화를 위해 능력 있는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는 데도 금융회사들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행, IP 금융의 중심으로

전문가들은 그동안 벤처캐피털, 헤지펀드 등이 IP금융을 주로 담당했지만 점차 은행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IP 비즈니스회사인 페이턴트 프로핏 인터내셔널은 2006년부터 2013년 8월까지 100개의 IP 거래를 주도했다. 모두 245개 회사가 이들 IP의 구입을 희망했지만 매입 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이 회사가 중개한 12건의 IP 거래에서는 인수 의향을 밝힌 총 30개사 중 6개 회사가 은행에서 자금을 충당했다. 윌리엄 플럿 페이턴트 프로핏 인터내셔널 대표는 “IP 거래가 늘면서 은행들이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됐고, 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 자금을 끌어와 다시 거래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미국 월스트리트 은행들이 IP 비즈니스에서 가장 큰 자금 공급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5~6개 은행이 IP 거래만 전문으로 하고 있다”며 “가장 큰 펀드의 규모가 2억5000만달러(약 2600억원) 수준이며 이는 향후 4년간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로니카 추 GTL파트너스 북미지역 파트너도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벤처캐피털이 IP 투자에서 고수익을 올리면서 그동안 소형 거래에 치중했던 은행들이 크게 자극을 받고 있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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