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수익성, 글로벌 은행의 절반

입력 2014-09-28 21:45   수정 2014-09-29 03:44

총자산이익률 0.37% 불과
경영진 연봉은 日의 3배



[ 박한신 기자 ]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이 ‘글로벌 50대 은행’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국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은 일본의 약 세 배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글로벌 50대 은행의 주요 특징 및 경영성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들 은행이 국내 은행에 주는 시사점을 분석했다. 영국 금융전문지 ‘더 뱅커’가 발표한 세계 1위(지난해 말·기본자본 기준) 은행은 중국 공상은행이다. 50위 은행은 호주 ANZ였고, 국내 은행은 50위 안에 들지 못했다.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은 이들 글로벌 50대 은행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50대 은행의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9%,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7%인 데 비해 국내 은행은 각각 0.37%, 4.91%로 조사됐다. 작년 50대 은행은 이익규모가 한 해 전보다 평균 10.3% 증가했지만 국내 은행은 -28.6%로 뒷걸음질쳤다.

또 50대 은행의 60% 이상은 지주회사 소속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지주회사 체제가 아니더라도 대형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에 대형화를 주문했다. 그는 “50대 은행 중 가장 규모가 작은 곳의 기본자본과 자산규모는 각각 35조원, 338조원 선으로 국내 은행도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대형화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낮은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금융사 CEO의 연봉은 일본의 최대 세 배 수준이다. 한·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일본 1위 금융그룹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의 오키하라 다카무네 회장은 지난해 기본급과 성과급, 스톡옵션을 합쳐 1억2100만엔(약 11억5970만원)을 받았다. 히라노 노부유키 지주 사장 겸 은행장의 보수는 1억2500만엔(약 11억9800만원)이다. 일본 2위 스미토모 미쓰이, 3위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CEO의 연봉도 1억1600만엔(약 11억1200만원)~1억2800만엔(약 12억2700만원)에 그쳤다.

국내 금융그룹 CEO들의 연봉은 자산과 순이익이 10배에 달하는 일본 금융그룹보다 훨씬 많다.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기본급·상여금 14억원에 더해 성과연동주식을 최대로 받을 경우 연봉이 28억2000만원,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28억9000만원에 달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보수는 기본급·상여금 13억4000만원에 2016년 받을 수 있는 성과연동주식을 합칠 경우 25억~30억원이다. KB금융그룹 회장 연봉은 22억3000만원으로 추정된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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