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재자’ 설경구-박해일, 독재자라는 이름의 아버지(종합)

입력 2014-09-2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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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독재자 아버지 설경구와, 아버지 때문에 인생이 꼬여버린 아들 박해일. 두 사람은 ‘부자(父子)지간’의 갈등을 잘 풀어낼 수 있을까?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무명 배우 성근(설경구)은 회담 리허설을 위한 김일성 대역 오디션에 합격한다. 생애 첫 주인공 역할에 말투부터 제스처 하나까지 필사적으로 몰입하는 성근. 결국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되지만 그는 김일성 역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다.

그로부터 20년 후, 스스로를 여전히 김일성이라 믿는 아버지 성근 때문에 미치기 직전인 아들 태식. 빚 청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버지를 다시 옛집으로 모셔온 태식은 독재자 아버지와 조용할 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부자(父子)라기 보다는 형제 같다. 극 중 아버지와 아들로 분하는 설경구와 박해일은 실제로 9살 차. 이에 이해준 감독은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저 역시 걱정했던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이해준 감독은 “9살 차이인 두 사람이 과연 아버지와 아들로 만날 수 있을까 고민 했다. 하지만 두 가지 정도 확신하는 부분이 있었다. 첫 번째는 최고의 분장 감독님, 두 번째는 10년 째 늙지 않는 박해일 동안 피부를 믿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분장 감독님이 그런 말을 하더라. 이래나 저래나 최고의 분장은 연기라고. 박해일은 그 나이 대를 연기 했고, 설경구는 노역을 연기했다. 설경구가 오랫동안 노역 연기를 준비했고 이 인물에 빠지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작업할 때 어색함 같은 건 없었던 것 같다”며 두 사람의 연기력으로 나이 차이를 극복한 사실을 밝혔다.

박해일과 설경구 역시 서로에 대한 단단한 신뢰감을 표현했다. 박해일은 설경구 보다 먼저 캐스팅된 사실을 밝히며 “나중에 설경구 선배가 캐스팅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아버지 역할에 어울리는 건 딱 그 분밖에 없을 거란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설경구 역시 “아들과 아버지 역할을 떠나서 그냥 박해일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박해일은 저 뿐아니라, 많은 감독과 배우들이 함께 작업을 하고 싶은 배우다. 영화와 관련 없는 사람들과 만날 때도 박해일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요즘 박해일의 매력에 빠져있다”고 칭찬했다.

설경구는 특수분장을 통해 노역으로 분해야 했던 상황. 그는 영화 ‘은교’에서 이적요를 연기한 박해일 덕분에 “분장 시간을 단축했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영화의 특수분장팀이 ‘은교’ 팀과 같았다. 박해일이 연습을 많이 시켜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수분장을 경험했던 박해일이 아들 역할이라 다행이었다. 특수분장을 하니 아무래도 테이크를 내 위주로 찍게 될 수밖에 없다. 상대 배우가 호흡이 많이 끊어지는데도, 박해일이 많이 이해해줬다. 만약 특수분장을 경험한 적이 없는 배우가 아들 역이었다면 머리로는 이해해도 마음으로는 아니었을 거다”라고 더했다.

이에 박해일은 “‘은교’는 겨울에 촬영해서 땀도 안 흘리고, 여러 이점이 있었다. 하지만 선배님은 여름이 겹친 촬영이기도 하고 촬영 내내 울고 화내는 등, 동적인 연기가 많아서 고생하셨다”며 특수분장으로 인한 고충을 이해했다.

한편 ‘나의 독재자’는 ‘천하장사 마돈나’를 연출한 이해준 감독의 작품으로, 일생일대 단 한 번의 무대를 위해 김일성이 되어버린 아버지와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독재자와 함께 살게 된 아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10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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