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 분쟁을 흥미롭게 보는 이유는 결과가 미칠 파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애플은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부터 역외탈세혐의를 받아왔다. 지난해 5월 미 상원은 애플이 아일랜드를 조세회피처로 활용하며 막대한 법인세를 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다른 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을 법인세율이 39.1%(지방세 포함)인 미국을 피해 아일랜드 자회사로 이전시킴으로써 약 440억달러 규모의 수익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에 패소하면 미국 내 분위기가 더 험악해질 것은 분명하다.
EU는 유럽에서 조세회피로 과세하지 못하거나 환급하는 돈이 1조유로에 달한다며 최근 EU 회원국 간 ‘외국인 은행계좌 정보 공유 방안’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초 EU 재무장관 회의에선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주도해 과세강화를 추진키로 했다. 이번에 세계 최대 기업의 혐의를 잡은 만큼 엄벌 드라이브를 걸 태세다.
아일랜드는 그동안 EU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법인세율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특히 이제 막 경제위기를 벗어난 마당에 국가 발전전략이 깨지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세금이 기업을 떠나게 하는 건 자연스럽다. 미국은 애플을 놓쳤고 아일랜드는 끌어안았다. 그걸 뒤늦게 EU가 나서서 조세회피 엄벌이라는 철퇴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끼면 판은 더 커진다. 조세분쟁의 일대 회전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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