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유커가 원한다면 中 국경절 맞춰 백화점 세일

입력 2014-09-29 21:02  

인사이드 스토리 - 몰려드는 中관광객 유통·관광·증시 多 바꾼다

핸드백 팔던 자리에 화장품



[ 유승호 기자 ]
‘幸運 大抽籤(행운 대추첨).’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 곳곳에는 이런 안내판이 걸렸다. 중국인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경품 행사 안내다. 각 층 에스컬레이터 앞에는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안내가 역시 중국어로 쓰여 있었다. 손님도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이어서 중국의 어느 쇼핑몰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10월1~7일)를 앞두고 국내 유통업체들은 유커(중국인 관광객) 마케팅에 한창이다. 올해 연간 6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인 관광객은 씀씀이도 커져 국내 유통업계와 관광산업 전반에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중국인 취향에 맞춰 매장 개편

롯데면세점은 지난 7월 본점에 중국인이 선호하는 국산 화장품 매장을 대폭 늘렸다. 국산 화장품 브랜드를 40개에서 50개로 늘리고 설화수, 라네즈, 후, 수려한 등을 묶어 편집매장(여러 브랜드를 모은 매장)도 열었다. 정관장 쿠쿠밥솥 등 중국인이 많이 구매하는 상품의 매장도 확대했다.

중국인 수요에 맞춰 매장을 전체적으로 개편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내국인과 일본인이 많이 구매하는 의류·잡화 매장의 비중은 축소됐다. 정삼수 롯데면세점 중국판촉팀장은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비중이 지난해 45%였다”며 “올해는 5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인만 할인혜택 확대

중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할인 혜택과 VIP 마케팅도 확대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국경절 연휴 기간인 다음달 1~7일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 여권을 제시한 중국인에게 40여개 의류 브랜드에 대해 10% 할인 혜택을 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본점에 연간 구매금액이 1000만원 이상인 외국인 VIP만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 라운지’를 열었다. 운영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이용자의 95%가 중국인이었다.

백화점 연휴·세일기간도 조정

백화점들은 유커를 잡기 위해 세일 일정까지 조정했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수요일인 다음달 1일부터 가을 정기세일에 들어간다. 지금까지 백화점 정기세일은 금요일에 시작해 왔지만, 중국 국경절 연휴가 1일부터인 것을 감안해 올 가을세일은 이날부터 하기로 한 것이다. 백화점이 수요일에 세일을 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추석 연휴 휴무일도 유커 수요에 맞춰 조정했다. 당시 롯데백화점의 본점 잠실점 부산본점 3개점은 타 점포와 달리 추석 당일(9월8일)에만 휴점하고 나머지 연휴 기간엔 정상영업을 했다.

중저가 비즈니스호텔 급증

국내 호텔산업은 특급호텔 중심에서 가격이 저렴한 비즈니스호텔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신라호텔은 현재 2개인 비즈니스호텔 ‘신라 스테이’를 2016년까지 10개로 늘릴 계획이다. 롯데호텔도 내년 개장을 목표로 서울 명동과 장교동 등지에 비즈니스호텔인 ‘롯데시티호텔’을 짓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해 4분기 외국인 관광객 2973명을 조사한 결과, 중국인이 희망하는 숙박요금은 8만8849원으로 일본인(14만8329원)의 60% 수준이다.

주식시장 유커 수혜주 ‘훨훨’

국내 주식시장이 횡보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화장품 카지노 등 중국 소비 관련주는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29일 종가는 238만1000원으로 작년 말보다 138.1% 상승했다. 설화수 라네즈 헤라 등의 화장품이 한류 열풍을 타고 중국인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은 것이 호재가 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파라다이스가 올 들어 30.8% 오르며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파라다이스는 카지노 칩 구매액의 60% 이상을 중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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