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츠 GLA vs 포르쉐 마칸 S 디젤…세단같은 부드러움 GLA, 스포츠카 DNA 가진 마칸

입력 2014-09-30 07:01  

[ 정인설/최진석 기자 ]
“엉덩이가 예쁘네.”

그런 생각은 들어도 쉽게 입 밖으로 내뱉기 힘들다. 그러나 자동차라면 얘기가 다르다. 한번쯤 그런 평을 내도 큰 흉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평가 대상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면? 그런 평가를 듣기 쉽지 않을 것이다.

벤츠가 내놓은 새로운 SUV ‘GLA’는 경우가 다르다. 그런 평가를 쉽게 듣는다. GLA는 벤츠가 처음 선보인 콤팩트 SUV다. 다른 모델보다 외모에 좀 더 신경을 많이 썼다.

GLA 200 CDI를 시승해봤다. 요즘 대세 중 하나인 ‘베이글(베이비+글래머)’을 염두에 둔 건지 뒷모습은 육감적이고, 옆모습은 귀여운 해치백을 연상케 한다. 실제 타보면 소형 SUV보다는 세단에 가깝다. 운전석 높이가 낮고 디젤 엔진이지만 소음과 진동이 절제돼 있다. A클래스, CLA와 같은 플랫폼을 쓰기에 역시 피는 속일 수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뒷좌석과 트렁크를 보면 형제들보다 낫다. 성인이 앉아도 남을 정도로 공간에 여유가 있고 뒷좌석을 접으면 트렁크의 최대적재량이 1235L로 늘어난다. 벤츠이기에 교차로 대기 상태에서 누구보다 앞서 튀어 나가야 한다는 강박에서만 벗어난다면 나무랄 데가 없다. 일단 탄력이 붙은 다음 고속 상황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에코(E)-스포츠(S)-수동(M)’ 세 가지 모드 중 수동을 택하면 4기통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성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변속할 때를 알려주는 벤츠의 친절함을 느끼며 부지런히 변속 패들을 만지면 벤츠치고 조금 밋밋하다는 인상도 사라진다. ‘벤츠 하면 5000만원 이상’이라는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취약한 30대층을 겨냥하기 위해 가격도 4900만원으로 정했다.


벤츠가 벤츠다움을 잃지 않으면서 잘 섞어 만든 게 GLA라면 포르쉐엔 ‘마칸’이 있다. 마칸도 포르쉐의 첫 콤팩트 SUV다. 이미 대형 SUV ‘카이엔’으로 재미를 본 포르쉐가 콤팩트 SUV도 내놨다. 마칸은 지난해 11월 LA모터쇼에서 처음 등장했고 지난 5월 국내에 출시됐다. 국내에선 마칸 터보와 마칸 S, 마칸S 디젤 등 3개 차종이 판매 중이다.

이 중 마칸 S 디젤을 타봤다. SUV지만 차체가 낮고 넓다. ‘로&와이드’는 스포츠카에 적용되는 공식과 같다. 마칸에도 스포츠카 DNA를 심었다는 얘기다. 그런 면에선 SUV보다 크로스유틸리티차량(CUV)에 가깝다. 카이엔의 동생이기에 앞부분은 비슷하다. 하지만 뒤는 오히려 포르쉐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911과 닮았다.

실내 디자인은 포르쉐의 전형적 포맷을 따랐다. 낮은 시트는 운전자의 몸을 고정시켜줬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변속기를 비롯해 다양한 버튼이 밀집해 있었다.

엔진 배기음도 우렁차다. 배기량 3.0L 6기통 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59.18㎏·m의 성능을 갖췄다. 출력과 토크 모두 발군의 성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수치다. 달려봤다. 저속은 물론 고속구간에 진입해도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보였다. 코너링도 매끄러웠다. 7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PDK)가 장착돼 있어 변속 충격도 없었다. 디젤 엔진이지만 소음과 진동은 가솔린 이상으로 잘 억제돼 있었다.

복합연비도 11.6㎞/L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가격은 8240만원.

정인설/최진석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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