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IT차이나…추월 당한 IT코리아] "삼성과 기술 경쟁 관심 없어…통합반도체 집중 투자"…SMIC, 미래 판 바꿀 IoT 기술에 '올인'

입력 2014-10-01 21:35   수정 2014-10-02 17:59

창간 50주년 파죽지세 IT차이나…추월 당한 IT코리아
(4) B2B시장에 나부끼는 오성홍기

삼성·퀄컴과 경쟁없는 중저가 반도체 공략
9분기 연속 흑자 일궈…레노버 등 내수 뒷받침

반도체 통합 기술 자신…IoT 시대 주도 야심…中 정부도 적



[ 남윤선 기자 ]
중국 상하이의 푸둥에 있는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SMIC 본사.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을 만드는 이 회사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만리장성을 형상화해 놓은 거대한 벽에 액자들이 빽빽이 매달려 있는 모습이 방문객을 압도한다. ‘특허의 벽’이다. SMIC가 받은 1만개가 넘는 특허증이 걸려 있다. 이 회사 홍보담당자 마이클 장 과장은 “중국은 더 이상 남의 기술을 베끼는 나라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IT 차이나’의 보이진 않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부품 등 ‘기업 대 기업(B2B)’ 분야의 경쟁력 강화다. 중국 정부는 스마트폰 등 소비재뿐 아니라 산업재에서도 늦어도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기업들도 몸집 키우기에 치중했던 과거와는 달리 착실히 실력을 쌓으며 ‘IT 코리아’의 턱밑까지 따라오고 있다.

“IoT는 우리 시대”라는 SMIC

펑은린 SMIC IR담당 부사장은 “중국 반도체 기술력이 한국을 따라잡고 있느냐”는 질문에 “따라잡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의외의 답변이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의 예를 들면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수준인 14나노급까지 개발했지만 자신들은 이제 28나노를 만들고 있다는 것. 펑 부사장은 “기술 경쟁으로 삼성을 따라잡을 수도 없고, 따라잡는 게 의미도 없다”고 말했다.

무슨 뜻일까. 그는 “우리는 지금 돈을 벌 수 있는 기술과, 미래에 판을 바꿀 수 있는 기술에만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지금 돈 벌 수 있는 기술’은 중저가 반도체다. 최근 자동차, 가전제품 등에도 반도체가 많이 쓰이면서 중저가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SMIC는 삼성, 퀄컴 등과 경쟁하지 않고 철저하게 중저가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지난 2분기까지 9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SMIC는 이렇게 번 돈을 미래 기술인 ‘통합 반도체’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가볍고 작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한데 묶어 작게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다. 펑 부사장은 “통합 기술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한다”며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우리가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무서운 건 역시 ‘중국’이어서다. 그는 “레노버, 화웨이 등 스마트폰 완성품 업체들은 당연히 해외 반도체보다는 중국 부품을 먼저 찾는다”며 “삼성, 퀄컴 등이 세계 시장을 다 장악해도 중국은 우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반도체 전문가인 허성무 KOTRA 다롄무역관 차장은 “최근 중국 반도체 기업의 무서운 점은 무조건 몸집을 불리려는 전략을 버리고, 장기 비전을 가지고 차분히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중국 정부의 해외 인재 영입 프로그램인 ‘첸런(千人)계획’으로 미국 등에서 워낙 유능한 인재가 많이 와 미래 트렌드를 읽는 눈은 오히려 한국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IT 코리아 근간이 흔들린다

정부의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지원도 중국 부품 산업의 무서운 점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반도체 산업 발전 방안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기술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정부가 기업에 무조건 돈을 쏟아붓는 것도 아니다. 류펑 중국 산업과학기술발전연구소장은 “중국은 과거 액정표시장치(LCD)산업을 지원할 때 무상으로 자금을 지원하다가 부정부패가 발생하는 등 실패를 맛봤다”며 “지금은 철저하게 성과에 연동해 대출 형식으로만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등 부품 분야에서까지 중국에 밀리면 ‘IT 코리아’가 근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인재 육성과 장기 계획 수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허 차장은 “시스템 반도체 인력은 중국이 한국보다 훨씬 많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력개발에 힘쓰거나, 아니면 아예 중국의 인재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인텔의 연구원과 KAIST 교수를 지낸 이석희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전무)은 “한국은 반도체 연구개발을 기업에만 맡기다 보니 단기간에 수익은 잘 내지만 중장기적 전략이 부족하다”며 “정부 주도 하에 산·학 연대를 강화해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하이=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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