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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진 기자/ 사진 장문선 기자]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 뭐냐”는 질문에 ‘외모’를 꼽아 일순간 정적을 감돌 게 했으나 “개성 있게 생겼으면 좀 더 빨리 잘 되지 않았을까요.”라고 덧붙인 설명에서 지난 10년간 겪은 인고의 세월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그 말을 다시 되짚어 보면 단점으로 꼽은 외모라는 것이 지금 누리는 인기의 비결이고, 무기이고, 가능성으로 재발견 됐으니 귀여운 불만, 연기 욕심이 컸던걸로 좋게 생각해 주기로 했다. 그런데 인터뷰 중 유연석의 목소리가 한껏 고조된 순간이 있었다. 삼일 째 이어진 인터뷰로 쌓인 피로를 한방에 날리는 하이 톤 목소리였다.
“1700만 씩 터지면 좋죠. 빵빵 터지는 게 어떻게 안 좋을 수 있겠어요. 전 단지 흥행성을 작품 선택의 첫 번째 가치로 두지 않았을 뿐이죠.”
한 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시종일관 나긋나긋, 상냥한 말투로 자기 생각을 올바르게 전달했고 그런 태도에서 비롯된 유연석의 인상 때문에 “한방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 같다”고 질문을 던졌던 것이었다.
유연석은 “흥행도 좋지만” “분량, 결과보다는”이라는 말을 자주 꺼내며 ‘제보자’의 선택도 그랬고 앞으로의 작품 선택도 그러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문제적 화제작 ‘제보자’의 개봉을 앞두고도 그는 그저 담담했을 뿐이었다.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보니 이는 내심 갖고 있던 만족감, 기대감을 겸손하게 드러낸 그만의 표현법이었을 거란 추측과 함께 우여곡절을 겪으며 10년 이상 한 길을 걸어온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욕심, 안정감에서 비롯된 자랑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 불의의 순간, 심민호가 아닌 유연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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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보자’(감독 임순례)는 민감하고 또 부담스럽다. 한 사건의 밝혀지지 않은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했고 아직까지 ‘진행 중인 사건’이기도 하다. 임 감독 역시 “망설였다”는 고백을 했을 정도.
이 영화에서 유연석은 줄기세포연구원이자 사건의 중심에 있는 심민호라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평소 존경하는 배우로 꼽았던 박해일과 함께 타이틀 롤을 맡았다.
떨리는 목소리로 “전 모든 걸 버리고 여기까지 왔어요”라는 대사를 내뱉는 한 장면을 기억한다. 이 한 마디는 캐릭터의 내면적 고통이 드러나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초점이 맞춰진 중요한 대목이다. 실제 심민호가 아닌 유연석이라면 어떤 선택을 내렸을까.
한참을 뜸 들여 고민하던 유연석은 “제가 이룩한 걸 다 포기하면서 심민호처럼 할 수 있을 까 생각한다면 영화 속 그가 그런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건 아픈 딸 아이 앞에 떳떳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테죠. 실제 제 삶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다 포기하고 용기 내 볼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침착하게 대답했다.
살짝 언급 했든 아빠를 연기하는 유연석은 모습은 꽤 잘 어울린다. 단지 경험이 없기 때문에 또는 밀크남, 순정남이란 그의 이름 앞에 얹히는 수식어들 때문에 어울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은 오해였다. 심오한 그의 부성애 연기는 매끄러웠고 수많은 얼굴을 가졌을 가능성을 입증한 계기이기도 했다.
“초반에는 걱정이 많았죠. 연속극에서 잠깐 다뤄지긴 했었지만. 감독님께 그런 부분에 대해 말씀을 드렸더니, ‘제보자로서의 고민들이 더 힘을 실어주지 않을까’라고 말씀을 해 주셨어요. 제보자의 삶의 무게감을 표현해가다 보니까 뒤로 갈수록 아버지에 대한 설정은 어색하지 않게 잘 어울려 갔고요.”
◆ 지난 10년을 후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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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 버스에서 본 남의 휴대폰 바탕화면에 유연석이 있다. 요즘 부쩍 자주 목격되는 일이다. 과거 1990년대 스타의 인기의 척도가 책받침으로 가늠됐다면 2000년대에는 휴대폰 바탕화면이다.
아침 눈 뜰 때부터 감을 때까지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 패턴으로 보아 유연석은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 속에 24시간 머무른다. 갑작스런 관심은 ‘응답하라 1994’에서 순정남 칠봉이를 연기한 덕에 얻은 ‘스타’라는 타이틀 덕분이고.
그렇다면 그는 칠봉이를 만나기 전과 그 후의 입장이 달라졌을 까. 물론 그가 스타덤에 올랐다고 해서 이제 더 이상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거나 변했다는 인상을 심어준 건 아니지만 스스로가 체감하는 변화들이 있을 터.
“저도 어딘가는 변했을 거고 앞으로도 변하겠죠. 근데 제 생각에는 주변의 시선, 그 기대감들이 변한 거라고 생각해요. 정작 하나의 작품을 마친 것 밖에 안 되고. 광고도 많이 들어오고 작품 제안도 있지만 저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살 거예요.”
눈을 마주치며 또박또박 말하는 것을 보니 유연석 배우 인터뷰를 간다는 데 주변에서 입을 모아 바른 사람이라고 칭찬했던 게 떠올랐다. 그 말들처럼 그렇게 올바른 이미지다. 그런 그는 작년을 기해 데뷔 10년을 지나갔고 이제 30대라는 새로운 나이 대에도 올랐다. 지금 이 시점이 잘 살아온 10년만큼 앞으로의 10년을 위한 중요한 시기가 되리라.
“‘그간의 10년이 틀리지 않았다’라는 걸 30대 시작에 확신했어요. 지난 10년을 후회하지 않고 충분히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고. 앞으로도 이십대 때의 삶을 살아온 것만큼 앞으로의 10년을 살면 40살 때 30대의 삶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요.”
사실 드라마로 훅 뜬 그가 영화 작품을 연달아 맡은 것에 대해 서운해 하는 일부 세력들도 있을 것이다. 유연석은 “비록 이번 몇몇 출연 작품이 영화로 이어지긴 했지만 캐릭터 욕심이 있기에 드라마에서 생긴다면 선택하는 거죠.”라고 말한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단점이 뭐냐”는 질문에는 “외모”를 꼽아 일순간 정적을 감돌 게 했으나 “개성 있게 생겼으면 좀 더 빨리 잘 되지 않았을까요.”라고 덧붙인 설명에서 지난 10년간 겪은 인고의 세월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다시 되짚어 보면 단점으로 꼽은 외모라는 것이 지금 누리는 인기의 비결이고, 무기이고, 가능성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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