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이 좋다] "외환시장 발전 주역들…딜러생활 스트레스도 풀죠"

입력 2014-10-06 00:45  

은행 증권사 등 外換딜러 모임 '코리아포렉스클럽'

36년 역사…42개사 160명 회원
정기세미나·호프데이 연대감 쌓아
"韓 외환시장 세계수준 올려놓을 것"



[ 박한신 기자 ]
외환 딜러는 화려하다. 알 수 없는 숫자와 그래프로 복잡한 모니터를 여러 개 보면서 통화하고 주문을 낸다. 혼자 하루 10억달러(약 1조원)가량을 거래한다. 클릭 한 번으로 수억원을 벌기도 하고 잃기도 한다. 거래는 단 0.1초 만에 이뤄진다. 처음 보는 사람은 거래 규모와 속도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화려함만 있는 게 아니다. 그림자도 진하다. 시장이 끝날 때까지는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 집에 가서도 국제 외환시장을 모니터해야 하는 등 외환 딜러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크다.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 모임이 있다. 금융권의 외환 딜러 모임인 ‘코리아포렉스클럽(Korea Forex Club)’이다. 이 모임에서 외환 딜러들은 함께 울고 웃는다. 회장을 맡고 있는 하종수 외환은행 트레이딩부장은 “트레이딩 업계 특성상 대면하기보다는 거래 시스템으로 접촉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모임을 통해 서로 만나 스트레스를 풀어낸다”며 “처음 만나는 딜러들도 외환시장이라는 공간에서 함께 울고 웃었던 만큼 금방 공감대를 찾아 친해진다”고 말했다.

이 모임은 1978년 3월 시작돼 36년이 넘었다. 세계외환딜러협회 ACI의 한국 지부 성격으로 출발해 현재는 은행과 증권사 등 42개 회원사 딜러 160여명이 가입돼 있다.

모임 초기인 1970~1980년대에는 한국 외환시장의 열악한 환경 탓에 지금보다 훨씬 비장한 분위기였다. 하 회장은 “당시에는 조직이 딜러 교육에 힘을 쏟았던 것 같다”며 “선진국 딜러들이 주축인 국제회의에 참석, 시장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배워 국내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모임이 한국 외환시장의 발전과 궤를 같이해왔다고 할 수 있다.

“옛날 사진들을 보면 세미나에 참석해 교실에서 수업하듯이 고개 숙여 집중하고 있더군요. 그만큼 외환시장 발전을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배운 것을 실무에 적용한 거죠. 코리아포렉스클럽이 있어 한국 외환시장이 이만큼 발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시장이 발달하면서 지금은 자연스럽게 딜러들의 친목 모임으로 변화했다. 딜러들이 모여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고 연대감을 쌓는 장으로 진화한 것이다. 매년 봄가을에 정기세미나를 연다. 여름에는 호프데이를, 연말에는 송년 모임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딜러들은 같은 애환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 딜링룸에서 억눌렸던 끼를 발산한다.

“지난해 용평리조트에서 세미나를 했는데 아침에 아무도 안 모이는 겁니다. 알고 보니 새벽녘까지 술자리를 함께하는 바람에 다들 ‘전사’했던 거죠. 딜러들이 원래 잘 노는 사람들이 아닌데 모이면 ‘그때 그랬지’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의기투합하는 것 같아요.”

재무이사를 맡고 있는 이성우 외환은행 트레이딩부 팀장은 “딜러들이 서로 같은 시장에서 같은 사건을 공유하다보니 스토리가 통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모임은 빡빡한 딜러 생활 속의 윤활유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친목이 모임의 유일한 목적은 아니다. 매년 국내외 외환 전문가를 초청해 세계시장의 흐름과 최신 실무에 관한 조언도 듣는다. 하 회장은 “코리아포렉스클럽 선배들이 지금의 외환시장을 키우는 데 기여한 것처럼 지금 활동하는 회원들도 한국 외환시장을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놓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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