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취미·친구 미리 챙기자" 은퇴 뒤 후회하지 않게 …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 <68>

박지숭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의 주인공 팀은 성인이 되는 날 아버지로부터 가문의 놀라운 비밀을 듣게 된다. 바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것. ‘모태 솔로’였던 팀은 첫눈에 반한 메리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 특별한 능력을 활용한다. 이를테면 메리에게 말 실수를 하고난 뒤 바로 과거로 돌아가 상황을 반전시키는 식이다.

만약 은퇴자들에게 이런 놀라운 능력이 생긴다면 인생의 어떤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 할까? 아마도 가장 후회되는 시간으로 돌아가 그때를 다시 살아보려 할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간은 계속 흐르고, 한 번 지나간 세월은 돌이킬 수 없는 게 우리 인생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서 은퇴자 518명에게 물어본 결과 은퇴자들이 가장 후회스러워 하는 것은 자신의 건강과 체력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것이었다. 이어서 다양한 취미를 경험하지 않은 것, 취미나 여가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은 것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또한 소득 수준이 비교적 낮은 은퇴자들은 가족과 화목한 관계를 챙기지 못한 데 대한 후회가 컸고, 소득이 안정적인 은퇴자들은 인적 네트워크를 다지지 못한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아쉬움을 느꼈다. 한편 건강한 노후를 위해 은퇴 전 미리 준비하지 않아 가장 후회되는 것으로는 의료보험과 간병비, 건강검진, 규칙적인 운동을 차례대로 꼽았다.

일본 잡지 프레지던트(President)에서도 2012년 55~74세 은퇴자 1000명에게 건강, 돈, 일과 생활, 인간관계로 나누어 은퇴 전에 하지 못해 가장 후회되는 게 무엇인지 물었다. 건강 영역에서는 치아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이 1위였고, 그밖에 꾸준히 운동해서 체력을 길러두지 않은 것, 많이 걷지 않은 것 등을 꼽았다.

돈과 관련해서는 저축을 더 많이 하지 않은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 했고, 자녀 교육비에 대해서도 후회가 큰 편이었다. 자녀의 유학자금, 결혼자금을 마련하느라 정작 자신의 노후준비를 제대로 못한 것을 후회하는 모습이었다. 일과 생활의 경우 한국의 은퇴자들과 유사하게 여행이나 취미생활 등의 여가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못한 것을 가장 아쉽게 느꼈다.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에서는 가족과 대화가 부족하고 친구들을 더 많이 사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를 드러냈다.

우리에게 ‘어바웃 타임’의 주인공처럼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은 없다.

하지만 이미 은퇴한 분들의 경험을 통해 지금 무엇을 먼저 챙겨야 나중에 덜 후회하는 인생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그림은 그릴 수 있지 않을까.

박지숭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