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중도·온건파 "합의 추대하자"…'계파 갈등' 커지는 원내대표 경선

입력 2014-10-0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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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한 세력이 독식 안돼"


[ 이호기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놓고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중도·온건파로 구성된 ‘민주당 집권을 위한 의원 모임(민집모)’ 소속 김동철·최원식 의원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 원내대표를 경선이 아닌 합의로 추대하자고 제안했다. 이들 두 의원은 “당내 분열과 비민주성, 불공정성을 극복하고 선명한 원내 투쟁을 이끌어갈 적임자를 집단 지성으로 추대하자”며 “우윤근 이목희 이종걸 주승용 등 4명의 후보는 새 정치를 이끌 수 있는 후보를 정해 달라”고 했다. 현재 원내대표 경선에는 범 친노무현(친노)계의 우윤근 의원과 고 김근태계 및 초·재선 강경파를 대표하는 이목희 의원, 중도·온건파에 속하는 이종걸·주승용 의원 등이 출마했다.

중도·온건파의 이 같은 요구는 현재 경선 구도상 당연직 비상대책위원인 원내대표마저 친노계에 내줄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정치권은 해석한다. 친노계와 담판을 지어 원내대표에 민집모 소속인 이종걸 또는 주승용 의원이 추대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는 얘기다.

실제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패권주의가 당의 근본적 문제로 지적되고 비대위 구성조차 편향돼 있다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특정 계파의 지원을 기대하면서 원내대표에 뜻을 두는 것은 우리 당을 향한 국민의 분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주 의원도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9일 오전까지 후보자 또는 대리인 간 만남을 통해 머리를 맞대고 국민에게 당내 화합의 모습을 보여주자”며 “경선 외에 방법이 없다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비대위원인 박지원 의원도 트위터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의 비대위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한 세력으로 더 기울게 해서는 안 된다”며 “한 세력이 독식하면 집권이 불가능하다. 만약 경선 후 운동장이 더 기울었다면 또 파동?”이라고 해 추대론에 힘을 실었다.

우윤근·이목희 의원도 일단 “대화를 나눠 보겠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이들의 요구가 특정 후보를 떨어뜨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우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합의만 잘 이뤄진다면 추대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계파적 시각을 갖고 바라보는 것 자체가 정치에서 가장 암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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