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선 기자 레알겜톡] 참을 수 있는 존재의 가벼움

입력 2014-10-08 09:50   수정 2014-10-08 19:07

<p>요즘 세상을 아우르는 키워드는 '가벼움'인 것 같다.</p> <p>여자들은 가벼워지기 위해 끝없이 다이어트를 하고, 맨얼굴 같은 가벼운 화장을 한다. 각종 전자기기는 공기 같은 가벼움을 차별성으로 내세우고,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상태를 몇 줄로 표현하는 '트위터'에 이어 하루 만에 게시글이 자동으로 삭제되는 '하루' 같은 SNS도 등장했다. 버스정류장은 '버정', 파리바게트는 '파바'가 된지 오래다.</p> <p>미래학자 로스 도슨은 디지털 저널리즘의 혁신 속도를 볼 때, 한국에서는 2026년 종이 신문이 사라진다고 예측했다. 사람들의 생활습관이 스마트폰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해하며 읽어야하는 무겁고 진지한 궁서체의 글보다 직관적이면서 말랑말랑한 글들이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것을 볼 때, 세상은 점점 더 빠르게 가벼워지고 있는 것 같다.</p> <p>
게임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고래같이 거대한 온라인 게임들이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p> <p>기자에게 '엔씨소프트 게임'의 이미지는 통가죽가방과 같았다. 예쁜데 무거워서 못했기 때문이다.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도 간신히 돌아갔던 기자의 컴퓨터에 '블레이드 앤 소울'을 까는 것은 그래픽카드에게 사망을 선고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p> <p>하지만 엔씨소프트가 2년 만에 내놓은 신작 'Master X Master(이하 MXM)'는 기존 게임과 다르다. 노트북에서도 돌아갈 수 있는(MXM 전용이 아닌) 저사양 게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킬도 일반 스킬 2개와 필살기 1개로 3개뿐이다. 따라서 사용하는 키는 WASD 이동키와 일반스킬 QE, 필살기는 숫자2로 심플하다.</p> <p>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역시 마찬가지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열혈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대작 시리즈를 가지고 있는 블리자드는 얼마 전 7년간 만든 '타이탄'의 개발을 전면 중단했다. 이유는 ''타이탄'에서 재미를 찾을 수 없기 때문'와 더불어 '카드게임 '하스스톤'과 개발 중인 '히어로즈'가 영향을 끼쳤다. 더 이상 우리가 일정한 스케일의 게임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온라인 게임이 거대한 블록버스터일 필요가 없는 것'이라 설명했다.</p> <p>온라인게임이 가벼워진 이유는 간단하다. 종이 신문이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게 된 이유와 같다. 사람들의 생활습관이 변했기 때문. 이제 웬만한 것은 손 안에서 가능하다. 컴퓨터를 켜기 위해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천근만근이다. 여기에 사람들은 더 이상 보스 한 마리를 잡기 위해 한 자리에 6~7시간을 앉아있지 못한다. 30~40분이 집중력의 한계다.</p> <p>수많은 린저씨(리니지 열혈유저)를 만든 엔씨소프트와 군대 간 남친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기다리게 하는 블리자드의 몸집 줄이기는 어쩌면 당연하다.</p> <p>하지만 그렇다고 하드코어 온라인 게임에 미래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가벼움의 끝에서 시작한 모바일 게임은 아이러니하게도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이제 모바일 RPG는 '손 안의 온라인 게임'이란 수식어도 무색하지 않다.</p> <p>
▲ 곽백수 작가의 네이버 웹툰 '가우스전자', 649화 'PC방' 중
여기에 옛날 힘들게 4시간 동안 학카르(와우 게임 속 보스)를 잡던 사람들의 '옛날엔 그랬지'라며 당시를 그리워하는 향수도 무시할 수 없다. 편리한 전자책 대신 아직도 서점에서 사각사각 종잇장을 넘기며 책을 고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코어한 온라인 게임은 돈독한 커뮤니티나 캐릭터에 대한 애정같이 그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p> <p>다만 변화는 필요하다. 코어함의 선택지는 방학숙제처럼 게임이 반강제적으로 떠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유저의 몫이다. MXM의 진서연이나 프로메데 같은 친숙한 '마스터'와 '히어로즈'의 '디아블로', '리치왕' 등의 레전드 히어로와 같은 추억팔이(?)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p> <p>가수 프라이머리의 곡 <Playboy's Diary> 중, '너무 가벼워진 나, 사랑한다는 말에 무게가 느껴지지 않아'라는 가사가 있다. 이 말처럼 너무 가벼워지면 게임성에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코어함과 라이트함 사이에서 균형 잡기를 하고 있는 신작 온라인 게임의 변화를 응원한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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