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 파고드는 수입차…대형차 늘리는 국산차

입력 2014-10-09 21:44  

중소형 수입차 판매량 1년 새 45% 급증
국산차, 중소형 4% 줄고 대형 30% 늘어



[ 박수진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대형차’ 판매에 힘을 쏟는 사이 수입차 업체들이 발 빠르게 중소형차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2000㏄ 미만 중소형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 및 수입 자동차는 총 66만6535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66만6381대)과 비교했을 때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량은 5만5660대에서 8만755대로 1년 새 무려 45% 늘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도 8%에서 12%로 올라 1985년 수입차 시장 개방 이후 처음 두 자릿수대로 올라섰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최근 폭스바겐, BMW 등 독일 수입차들이 도시 거주 직장인 30~40대를 겨냥해 1500~2000㏄급 엔진을 장착한 중소형 자동차를 집중적으로 들여와 마케팅하고 있다”며 “가격과 성능면에서 상당히 시장 경쟁력이 있어 점유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이 시장에서 국산차 판매는 61만721대에서 58만5780대로 2만4941대(4%) 줄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측은 “국산차들이 마진이 큰 대형차에 집중하다보니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산차들이 집중하고 있는 대형차 시장은 경기위축 상황에서도 올 들어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말까지 배기량 2000㏄ 이상 대형 자동차 시장은 총 24만8785대가 팔려 전년 같은 기간(19만4094대)보다 28%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가 91만5320대로 전년 같은 기간(80만475대) 대비 6% 증가하는 데 그쳤고, 특히 2000㏄ 미만 중소형 자동차 판매는 66만6535대로 0.02%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경기침체 등으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대형 승용차 판매만 증가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국산차 업체들이 지난해 말부터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 등 중대형 신차를 쏟아내며 이 시장을 집중 공략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했다.

이 기간 중 국산차의 대형차 판매량은 18만9700대로 전년 같은 기간(14만5470대)보다 30% 늘었다. 전체 대형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5%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시장 관계자는 “수입차들이 최근 몇 년간 고연비 디젤엔진을 앞세워 시장을 치고 들어오는 데 대해 국산차들이 뒤늦게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대형차는 중소형차보다 마진이 크기 때문에 이 시장을 뺏길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배경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 이후 12종의 신차(부분변경 모델 포함)를 출시하면서 2000㏄ 이상 대형차에 집중했다. 2000㏄ 미만 신차는 K3(1600㏄), 쏘울(1600㏄), 카렌스(1700㏄와 2000㏄) 등 3종뿐이었다. 현대차는 이달 중 3000㏄급 승용차 아슬란을 새로 내놓을 계획이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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