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기계가 똑똑해진 시대…인간의 창의성은 더 빛난다

입력 2014-10-10 00:03  

제2의 기계시대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지음ㅣ이한음 옮김 ㅣ청림출판ㅣ384쪽│1만5000원




“샌프란시스코에서 회의를 마친 뒤 렌터카를 타고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로 향했다.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 고속도로 진입로를 찾아 빙빙 돌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진땀이 났다. 그때 휴대전화를 꺼내 ‘시리(Siri)’에 길을 물었고 즉시 완벽한 답을 알려주었다.”

1987년 세계 최초로 전자시장 이론을 제기한 정보시스템 분야의 세계적 석학 에릭 브린욜프슨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는 《제2의 기계시대》에서 현재 펼쳐지는 ‘제2의 기계시대’의 특징을 설명한다. ‘제2의 기계시대’가 만드는 풍요와 격차의 경제적 결과에 대해 분석하고, 어떤 개입이 적절하고 효과적인지 소개한다.

수천년 동안 인류는 아주 천천히 상향 궤도를 그려왔다. 그러다 200년 전 산업혁명을 통해 ‘제1의 기계시대’를 맞이했고, 컴퓨터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 발전에 힘입어 이제 ‘제2의 기계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제2의 기계시대는 진정한 ‘인공지능’의 출현과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한 모든 사람의 연결이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 혁신가와 기업가, 과학자들은 세상과 인류를 위한 놀라운 기술들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은 여러 영역에서 우리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0년 엑스박스 게임 플랫폼에 딸린 감지기기인 ‘키넥트(Kinect)’를 선보였다. 키넥트는 두 게임자의 관절을 각각 스무 개까지 포착하면서 게임자의 움직임을 추적한다. 이 제품은 출시 6일 만에 800만대 넘게 판매됐다. 역사상 가장 빨리 팔려나간 소비자 전자제품으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올라 있다. 키넥트는 ‘3차원(3D) 감지’를 주류로 부상시켰다.

애플은 2011년 ‘시리’를 앞세운 아이폰4S를 선보였다. 시리는 자연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인터페이스로 작동하는 지적인 개인 비서다. 2004년에 그 이전 반세기에 걸쳐 이뤄진 자동 음성인식 연구들을 검토한 한 논문은 ‘인간 수준의 음성 인식은 달성하기 힘든 목표임이 입증됐다’는 말로 시작한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기 전에 그 목표의 주요 요소들이 달성됐다. 애플을 비롯한 기업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수억명이 이용할 수 있는 자연어 처리기술을 고안해낸 것이다.

이스라엘 벤처기업 오알캠(OrCam)의 시스템은 컴퓨터와 디지털 감지기, 탁월한 알고리즘을 조합해 시각 장애인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지난해 출시된 오알캠 제품은 안경에 끼울 수 있는 초소형 디지털 카메라와 스피커를 결합한 장치로, 사용자가 광고판과 식품포장지, 신문기사의 글을 손으로 가리키면 컴퓨터는 카메라가 보낸 이미지를 즉시 분석해 스피커를 통해 사용자에게 읽어준다.

디지털시대는 수많은 기존 상품과 서비스에도 혜택을 준다. 예를 들면 순위평가 사이트 ‘옐프(Yelp)’는 소비자 수백만명의 평을 모아 낯선 도시를 방문한 사람이 식사를 하려고 할 때 원하는 가격과 품질 범위에서 인근 식당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투명성 덕분에 경쟁력 있는 소규모 식당들이 값비싼 홍보 마케팅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대형 체인점들에 맞서는 힘이 되고 있다.

‘제2의 기계시대’는 물건이 아닌 아이디어, 물질이 아닌 마음, 원자가 아닌 비트, 거래가 아닌 상호작용에 중점을 둔다. ‘제1의 기계시대’가 화학 결합에 갇힌 에너지를 해방시켜 물질 세계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면, ‘제2의 기계시대’는 인간의 창의성이라는 힘을 진정으로 해방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는 아직 참다운 창의적인 기계를 본 적이 없다. 진정한 시를 지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아직 없다. 컴퓨터가 못하는 활동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아이디어 떠올리기(ideation)’, 즉 새로운 아이디어나 개념을 생각해내는 활동이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능력은 현재 인간이 기계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영역이다.

사람은 여러 감각을 지닌 덕분에 본질적으로 디지털 기술보다 훨씬 더 넓은 틀을 갖고 있다. 스페인 의류기업 자라(Zara)는 이런 이점을 적극 활용한다. 매장 관리자들은 고객이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관찰하고, 자기 매장에서 어떤 새 옷이 인기를 끌지 본사에 알려줌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이 나오도록 돕는다. 자라는 사람 기반의 주문 방식을 기계 기반으로 바꿀 계획이 없다.

저자들은 “기술은 운명이 아니며 우리의 운명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제2의 기계시대에 가치 있는 리더로 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란 질문에 직설적으로 권고한다. “아이디어 떠올리기, 큰 틀의 패턴 인식, 복잡한 의사소통의 기능들을 갈고 닦아라.”

강경태 < 한국CEO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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