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한국의 피델리티'…빅데이터 활용 등 IT분야 강화를

입력 2014-10-10 07:04   수정 2014-10-10 13:48

Cover story - 신영증권

전문가 심층 분석
윤계섭 < 서울대 명예교수 >

안정적 리더십 바탕 인재 관리
다변화된 포트폴리오 등 강점

새로운 규제 환경에 대처하고
결제 시스템 선진화 투자 필요



[ 허란 기자 ]
“작지만 강하다.”

자기자본 기준 업계 10위인 신영증권을 가리키는 말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자본시장 내 생존 경쟁은 치열하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 5대 시중은행은 모두 간판을 내려야 했다. 2008년 금융위기 뒤에는 세계 4대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망하고 3위와 5위 업체는 흡수합병을 당했다. 하지만 신영증권은 무려 43년 동안 흑자를 이어왔다. 업계 최고 수준의 주가를 자랑하고 있다.

‘업황이 나빠도 주주 이익이 먼저’라는 경영 철학으로 지난해에도 시가 배당률 4.9%의 배당을 실시했던 신영증권의 성공 비결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안정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인재를 관리했다. 장기 근속자들을 우대했다. 학력이 아니라 능력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인사를 했다. 경쟁사들이 조직을 확장해 인재 스카우트 열풍이 불었을 때나 불황으로 구조조정 회오리가 일었을 때도 신영은 동요하지 않고 인재 정책을 유지했다.

둘째, 가치주 투자 전략을 추구했다. 신영증권은 단기 수익에 치중하는 국내 증권 시장에서는 드물게 저평가된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투자 전략을 추구해왔다. 신영이 운영하는 ‘마라톤펀드’는 업계 최고 수준의 누적 수익률을 자랑한다. 올해 초에는 다가올 통일시대에 대비한 ‘통일펀드’를 출범시켰다. 이런 성과 덕분에 높은 장기투자 수익률로 유명한 미국의 피델리티자산운용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셋째,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발, 발전시켜왔다. 매매수수료에 의존하는 대다수 증권회사와 달리 신영증권은 인수합병(M&A), 신주공개 등 도매 금융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APEX 패밀리오피스’라고 불리는 가족자산관리와 사업승계 관리에 진출하는 등 신규 사업에 대해서도 발 빠른 대응을 했다. 저금리, 저성장 구조로 변화하는 경제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청사진을 구상하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신영증권이 성공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의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다음 세 가지 조치가 요구된다.

첫째, 새로운 규제 환경에 대처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화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정책에 따라 각종 규제들이 봇물처럼 쏟아질 예정인 바, 이에 대비해야 한다. 금융소비자 정보 및 거래 내역에 대한 보호를 철저히 해서 규제 위반으로 받을 불이익을 최소화해야 한다. 나아가 새로운 제도 도입 과정에서 생기는 틈새 사업 기회들을 신속히 포착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정보기술(IT)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 1999년 업계 최초로 정보 백업 시스템을 구축했던 신영증권은 이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IT 금융 전략을 세워야 한다. IT 보안 시스템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투자 및 자문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결제 시스템 선진화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IT 업체들의 금융업 진출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셋째, 경영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다양한 신규 사업에 진출하면 업무체계가 복잡해지고 의사결정 과정의 비효율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인한 효과를 높이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가 요구된다. 인적·물적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거래 단계에서부터 엄격한 내부통제(컴플라이언스)를 적용하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조정해야 한다.

한국 최고의 증권회사 반열에 오른 신영증권이 세계 최우량 증권회사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금융산업 선진화의 주춧돌을 놓아 한국 경제 재도약의 기수가 될 수 있기를 고대한다.

그래픽=이정희 기자 ljh9947@hankyung.com

윤계섭 < 서울대 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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