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윤선 기자 ] 한국 전자부품의 양대 산맥인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시장 분위기는 ‘정중동’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약간 풀리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3~4분기 성수기를 맞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반면 메모리 시장은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공급물량을 늘리면서 가격 오름세가 주춤해 있다.
○LCD 수요 증가세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은 중국 TV 업체들의 패널 구매 증가로 약간의 수요 초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 TV 업체들의 광꾼제(솔로들의 날·11월11일) 등 성수기를 앞두고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쓰고 있어, 대형 TV용 LCD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글로벌 TV 업체들도 블랙 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에 대비해 LCD 패널 재고를 늘리고 있다. 8~10월은 일반적으로 북미 시장 전자제품의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와 3위권인 LG전자의 공격적 TV 프로모션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 회사는 곡면형 제품을 내세워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대형, 고가 패널 시장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향은 크지 않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PDP 사업 생산 중단도 LCD 생산 업체들에는 호재다. PDP 수요가 그만큼 LCD 쪽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하반기 패널 가격은 상반기 때와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10월에 LCD 패널 업체들의 출하량이 최고조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메모리 시장 ‘글쎄…’
지난해 이후 지속적인 호황을 이어오던 메모리 시장은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 7월 한 차례 크게 올랐던 D램 가격은 그 이후로는 큰 변화가 없다. 낸드플래시는 올초 가격이 크게 떨어지다가 2분기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3분기 이후로는 변화가 없다.
D램 시장은 PC용 D램의 예상 밖 수요 증가,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신제품의 잇따른 출시 등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됐다. 낸드도 애플의 아이폰6, 삼성의 갤럭시노트4 등 전략 신제품의 잇따른 출시로 가격 상승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최근 생산량을 크게 늘리며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시작하자 시장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삼성은 업계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신제품을 내놓는 동시에,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펴고 있다. 삼성은 내년부터 경기 평택에 새 반도체 공장도 짓는다. 이곳에도 메모리 라인이 일부 추가로 지어질 가능성이 있다. SK하이닉스도 경기 이천의 새 라인인 M14가 완성되면 어느 정도 물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 마이크론도 언제든 증설 경쟁에 뛰어들 수 있도록 충분한 현금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결국 시장의 예상보다 공급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은 보합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상반기 호황이었던 PC 시장이 하반기 들어 눈에 띄게 잠잠해지고 있다”며 “수요 증가 요인은 제한적인 반면 공급이 늘어나면서 메모리 가격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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