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톤 김동규와 '엘부림' 박수양 대표, 장인과 장인이 만나다 … 한경닷컴 '신바람음악회'

입력 2014-10-12 10:13   수정 2014-10-12 11:11



[ 김근희 기자 ] '맞춤양복 장인' 박수양 엘부림 대표(63)가 세계적 바리톤 김동규의 옷을 짓는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란 곡으로 잘 알려진 성악가 김동규는 오는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한경닷컴 주최 '신바람음악회' 무대에 오른다. KBS 교향약단과 전신마비 성악가 이남현 씨, 지적장애 2급 첼리스트 김어령 씨가 협연해 감동을 선사한다.

김동규는 이씨와의 멘토링을 거쳐 자신의 대표곡을 이날 무대에서 이씨와 함께 부른다.

10평(33㎡) 남짓한 동네 양복점에서 월 1억 원 매출을 올리고 있는 수제양복 장인 박수양 대표가 김동규와 이씨의 맞춤옷을 짓기 위해 나선 것은 지난 10일. 아침 일찍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김동규의 자택을 찾았다.

"신축성이 있는 재질이면 제 치수로, 몸에 딱 맞는 재질이라면 한 치수 크게 해주세요."

공연 당일 입을 김동규의 셔츠 제작을 위해 치수를 잰 박 대표는 몸 전체를 악기로 쓰는 성악의 특성상 옷의 재질과 품까지 세세히 물었다. 그는 "발성할 때 목이 늘어나기 때문에 목 부분을 좀 더 넓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공연하는 장애인 성악가 이남현 씨의 맞춤 셔츠는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같이 온 박 대표의 아들이 휠체어에 앉은 이씨를 들어 올리자 재빠르게 허리둘레를 쟀다. 그는 이씨의 치수를 잰 뒤 "휠체어에 오래 앉아 있어도 활동하기 편하도록 셔츠 끝부분이 넓게 퍼지도록 만들 것" 이라며 "무대에서 멋지게 노래할 수 있도록 옷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한 아들에게 양복 기술을 전수해 가업을 잇는 장인이다. 맞춤 양복의 쇠퇴로 한때 어려움을 겪었지만 디자인과 서비스 등을 개선해 지금은 월 매출 1억 원을 넘나든다. 올 8월 '아시아주문양복 연맹총회 기술경진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만큼 양복 명장(明匠)으로 업계에서 공인을 받았다.

이씨도 "기성복을 입으면 불편한데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을 수 있어 기대된다"고 기쁜 표정을 지었다.

지난 2004년 사고로 목 신경이 끊어져 어깨 밑으로 전신마비가 장애인이 된 이씨는 휠체어를 타고 성악을 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박 대표의 맞춤옷을 입고 무대에 나서는 바리톤 김동규와 '바퀴 달린 성악가' 이남현 씨의 멜로디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열리는 오는 15일 한경닷컴의 신바람음악회에서 만날 수 있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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