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지젤 번천·기네스 팰트로도 반한 '페이'…어떤 상황에서도 쿨~하다

입력 2014-10-13 07:01   수정 2014-10-13 14:25

비즈니스&캐주얼, 시티 라이프&아웃도어


[ 김선주 기자 ]
이탈리아 명품 기업인 토즈 그룹은 토즈, 호간, 로저 비비에 등의 브랜드를 산하에 두고 있다. 토즈는 가죽 제품을 기반으로 한 우아한 명품 잡화로, 호간은 실용적인 구두로, 로저 비비에는 아찔한 스틸레토 힐로 유명한 브랜드다.

즈 그룹 산하의 네 번째 브랜드 페이(Fay)는 실용적인 ‘트랜스포머형’ 제품으로 명성을 쌓았다. 1980년대에 버튼이 4개 달린 미국 소방관의 코트를 본떠 4개의 메탈 후크가 달린 남성용 재킷으로 출발했다. 브랜드의 지향점은 ‘더블 라이프(double life)’다. 비즈니스와 캐주얼, 시티 라이프와 아웃도어 등 상반된 상황에 모두 어울리는 제품을 추구한다.
1990년대 초반에 출시한 투인원 제품이 대표적인 예다. 기후에 상관없이 고루 입을 수 있도록 제품 곳곳에 탈부착이 가능한 부분을 달아 실용성과 스타일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을 받았다. 남성복으로 시작한 브랜드지만 1993년 여성복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초기 디자인은 디자이너 자일스 디컨이 이끌었지만 2012년 봄·여름(S/S) 컬렉션부터 토마소 아퀼라노, 로베르토 리몬디가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 이탈리아 산세베로 출신인 아퀼라노는 로마에 있는 아카데미 오브 코스튬 앤 패션, 이탈리아 볼로냐 출신인 리몬디는 밀라노에 있는 세콜리 인스티튜트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다.

이들은 2005년 세계적 패션 잡지인 보그 이탈리아판이 후원하는 신인 디자이너 양성 프로그램인 ‘후즈 넥스트’에서 우승하면서 패션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듬해 캐시미어 제품으로 유명한 브랜드 말로의 수석디자이너로 영입됐고 뉴욕패션위크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2008년에는 크리스찬 디올의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지안프랑코 페레가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이탈리아 브랜드 지안프랑코 페레의 수석디자이너로 지명됐다. 같은 해 자신들의 이름을 딴 브랜드 아퀼라노 리몬디를 만들었다. 페이에서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디자인, 품질에 이탈리아 특유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투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페이는 올가을·겨울 여성복 컬렉션에서 문학 카페, 아틀리에의 분위기를 가미한 컬렉션을 발표했다. 1960년대 스타일을 기본으로 실크 타이 패턴, 프레피룩 등을 차용했다. 승마복에서 착안한 블레이저, 초경량 퀼트 재킷 등이 눈길을 끌었다. 봄·여름 컬렉션에서는 만화영화 ‘찰리 브라운’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스누피를 활용한 데 이어 이번 컬렉션에서는 우드스탁을 전면에 배치했다.

남성복 컬렉션에서는 바이커 재킷을 연상시키는 초경량 패딩, 나일론 소재를 사용한 보일드 울 바머 재킷 등이 주목받았다. 페이는 지난달 아시아 최초 매장을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6층에 열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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