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년째를 맞는 ‘2014 가을 베이징 야오라이 럭셔리 브랜드 문화 박람회’의 풍경이다. 이 전시회는 중국 최대 명품 판매 기업인 야오라이 그룹이 주최하는 행사다.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야오라이 그룹은 벤틀리 람보르기니 뿐 아니라 총 30여개의 유럽 명품 브랜드를 중국내에서 독점 판매하고 있다. 총 자산 1억위안(약 170억원) 이상의 중국내 최고 부유층이 핵심 고객이다.
시진핑 정부의 강력한 반(反)부패 캠페인으로 중국의 명품 시장은 최근 된서리를 맞고 있다. 전시회 총괄 기획을 맡은 린다궈 야오라이준롱훼이 회장은 그러나 “중국의 명품 시장은 여전히 유망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부패 캠페인의 영향으로 야오라이 그룹의 올해 매출도 일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인정했다. 린다 회장은 그러나 “반부패 캠페인의 대상인 공산당 간부나 정부 관료는 명품 고객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자수성가한 민간 기업인이나 고소득 전문직들은 여전히 명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과거 중국의 명품 소비는 ‘모방’이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개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사는 명품을 따라서 사기 보다는 남들에게 덜 알려져 자기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를 점점 선호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시장 오른편엔 한국 기업들의 부스가 모여 있었다. 스크린골프업체 지스토리(GSTORY)는 ‘중국의 꿈, 우리의 꿈’이란 슬로건을 부스 외관에 내걸고 108㎡ 규모의 부스를 차려 놓고 있었다. 이상운 지스토리 대표는 “중국의 골프 산업 발전에 지스토리가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슬로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선 스크린 골프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지만 중국은 아직 그렇지 않다”며 “별장을 보유한 중국 상위 1% 부자를 대상으로 스크린 골프 기계를 직접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스토리 부스 대각선 맞은편에는 차병원그룹의 부스가 손님을 맞고 있었다. 한국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차움안티에이징’ 서비스를 집중 홍보하고 있었다. 이 서비스는 연간 6000만원~1억원을 내는 고객들에게 안티에이징(노화방지), 영양상태 분석, 유전자 분석, 건강검진 및 처방 등을 제공한다. 건강검진에서 문제가 발견된 고객들은 즉각 한국으로 보내 차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차병원은 조만간 베이징시 조양구의 궈마오 인근에 1호 서비스 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린다 회장은 “한국은 아직 럭셔리 브랜드가 크게 발전하지 못했지만 미용이나 성형 등의 분야는 중국 시장에 한 번 도전해볼만한 경쟁력을 갖춘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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