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이재균 삼천리자산운용 대표 “미국 셰일 혁명 국내 연기금에 대박 투자 기회”

입력 2014-10-13 16:09   수정 2014-10-14 08:43

이재균 삼천리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미국 셰일 운송 설비에 5000억 투자
국내 유일의 해외 인프라 투자 운용사… 글로벌 오일 메이저 매각 지분 투자
국민연금 내부 치열하게 투자 고민…휴일에도 미팅 요청하는 열정에 감탄



이 기사는 10월07일(09:5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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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셰일 혁명이 글로벌 저금리로 고민하는 한국의 연기금들에게 맞춤형 투자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

이재균 삼천리자산운용 대표(50)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외 인프라 설비에 직접 투자할 실력을 갖춘 투자 전문가다. 그는 지난 24일 미국 셰일가스 운송업체인 카디널가스서비스 지분 34%를 약 5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연기금들이 셰일 인프라 설비에 투자한 첫 사례인데 국민연금, 사학연금, 군인공제회, 과학기술공제회 등 해외 투자에 깐깐한 잣대를 내미는 국내 연기금들이 죄다 투자자(LP)로 나섰다.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사인 E1은 후순위로 500억원을 출자했다. ▶관련기사 8월11일자 A1, A3면

이 대표는 “업스트림(자원 탐사, 개발 등 최상위 단계)은 투자 대상과 지역에 따라 당초 기대한 수익을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드스트림(에너지 수송과 저장, 액화 등 중간 단계)은 안정된 수익을 꾸준히 가져다 주는 사실상의 사회간접자본(SOC)”이라며 “10% 수준의 중위험, 중수익을 원하는 국내 연기금에겐 맞춤형 투자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정성과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내 연기금들의 구미에 맞춰 북미 지역에서 대형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이 입찰을 통해 매각하는 자산을 최우선 투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입찰 경쟁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안하더라도 10%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어 국내 연기금들이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삼천리자산운용이 북미 지역 인프라 투자에 나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작년 2월엔 미국 루이지애나주 가스플랜트 지분 34%를 1억7000만달러(1800억원)에 인수했다. 역시 국민연금이 절반 이상의 자금을 댔다. 이 투자를 전해들은 후 E1이 직접 이 대표를 찾아와, 공동 투자를 제안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인프라 투자 경험을 축적한 국민연금이 앵커(주력) 투자자로 나서준 덕택에 다른 연기금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수월했다”며 “국민연금 담당팀은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휴일날 미팅을 직접 요청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외부에서 생각하는 ‘울트라갑’의 이미지와 달리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내부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분석이다. 국민연금은 이번 투자의 총 인수자금 절반(2500억원) 가량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투자 실적이 쌓이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가져오는 인프라 관련 매물량이 많아질 뿐 아니라 질까지 높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대표는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토종 뱅커 출신이다. 2003년 신한은행과 맥쿼리가 합작해 설립한 인프라 자문사의 운용역으로 파견되면서 인프라 투자에서만 10년 이상 실전 경험을 축적한 베테랑이다.

이 대표는 향후 미국의 셰일가스 산업 전망에 대해서는 “전세계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을 180도 바꾸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앞으로 일어날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내엔 연 10%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중위험 투자 대상이 없는데다 향후 미국 경제 전망이 상대적으로 좋은 탓에 국내 연기금들의 북미 지역 인프라 투자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좌동욱/안대규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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